이재명 대통령, UAE 아부다비 첫 중동 국빈 방문
재계 총수 총출동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로···AI·에너지·방산 세일즈 외교
2박3일간 UAE 국빈 방문 마친 뒤 이집트로 이동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이자 첫 양자 국빈 방문지로 아랍에미리트(UAE)를 택하며 한·UAE 관계를 ‘백 년 동행’을 내건 경제·안보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AI(인공지능)·방산·원전·에너지를 축으로 한 150조 원 규모 협력 구상에 더해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중동 세일즈 외교’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카사르 알 와탄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과 UAE, 백 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선언에는 양국 관계를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불가역적이고 항구적인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번 방문에서 UAE는 ‘형제국’ 대우를 전면에 내세워 최고 수준 의전으로 이 대통령을 맞았다. 대통령 차량이 궁정에 진입하자 21발 예포와 낙타·기마대 도열, 공군 비행시범단 에어쇼가 이어졌고, 걸프 지역 전통 환영 춤 ‘칼리지 댄스’까지 선보였다. 아부다비 시내 주요 도로와 랜드마크 건물에는 양국 국기와 태극기 조명이 걸렸고, 부르즈 칼리파에는 이 대통령 방문을 기념하는 대형 조명 쇼가 이어졌다.
양 정상은 국방·방산, 투자, 원전, 에너지 등 4대 핵심 분야를 넘어 AI 등 첨단기술, 보건·의료, 문화, 교육, 제3국 공동진출 등 미래지향적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AI·첨단기술, 우주, 통상, 바이오헬스, 지식재산, 원자력 등 7건의 협력 문건이 교환됐다.

핵심은 AI와 에너지 인프라를 묶은 초대형 프로젝트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브리핑에서 “양국이 AI 대전환을 떠받치는 인프라와 반도체 공급망, 피지컬 AI(로봇), 공공·산업 서비스 AI 전환까지 포괄하는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며 “UAE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을 함께 구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초기 투자만 200억달러(약 30조원), 5배 확장 시 1000억달러(약 15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는 사업 규모다.
국방·방산 협력은 단순 수출·구매를 넘어 ‘공동 개발–현지 생산–제3국 공동 수출’로의 전환을 지향한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UAE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인 분야가 방산이었다”며 “완성형 가치사슬 협력 모델이 구축되면 150억달러 이상 방산 수출에서 우리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원전·에너지 분야에서는 바라카 원전 4호기까지 상업운전을 마친 기존 협력을 토대로, 차세대 원전·SMR(소형모듈원전)·수소·암모니아·CCUS(탄소포집·활용·저장)·재생에너지·스마트 플랜트를 아우르는 ‘통합형 해외사업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한국전력과 UAE 원자력공사(ENEC)는 제3국 원전시장 공동 진출과 원전 AI 기술 연구 협력을 담은 파트너십 MOU를 체결했다. 양국 석유공사 간 원유 비축사업은 40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추가 확대도 검토하기로 했다.
K-컬처와 도시개발을 결합한 ‘UAE K-City’ 조성 구상도 공개됐다.
강 실장은 “AI 기반 첨단산업, 기술, 의료, 우주·항공, 방산, 문화까지 포괄하는 신개념 복합 클러스터로, K-컬처와 미래산업 전주기를 한 생태계 안에 구현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중동·아프리카·유럽으로 나가는 공동 수출 거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UAE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하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열린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경제인협회와 코트라(KOTRA) 공동 주최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과 AI·에너지·방산 등 전략·첨단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CEO 등이 참석할 예정이며, SK에서는 최태원 회장을 대신해 유영상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첨단산업, 에너지·인프라·방산, 문화 등 양국의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미래 협력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일정을 끝으로 2박3일간의 UAE 국빈 방문을 마치고 이집트로 이동해 공식 방문 일정을 이어간다.
/아부다비=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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