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동포 만찬 간담회서 이재명 대통령
“K-컬처·교민이 민간외교 최전선···대한민국 국민임이 자랑스러운 나라 만들 것”

▲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7일(현지시간)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만찬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7일(현지시간)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만찬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일정으로 현지 동포들을 만나 한·UAE 관계를 “형제국가를 넘어 경제적 공동체”로 격상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인터컨티넨탈호텔 ‘다르 엘 이스티크발’ 볼룸에서 열린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여러분이 자긍심을 가질 만한 조국으로 대한민국이 변해갈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장광덕 UAE 한인회장을 비롯한 교민 150여 명과 정부·대통령실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전용기가 UAE 영공에 진입하던 때를 회상하며 분위기를 풀었다. 

이 대통령은 “기장이 ‘전투기 4대가 호위하고 있다’고 해 창밖을 봤지만 자리가 앞쪽이라 잘 안 보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아래를 내려다보니 사막에 태양광 패널이 끝없이 깔려 있었다”며 “예전에는 척박한 땅이었겠지만 이제는 전기를 생산하는 논밭보다 생산성이 더 높은 땅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석유에 안주하지 않고 재생에너지와 원전, 첨단 과학기술·인공지능 산업에 투자하는 UAE는 ‘상전벽해’를 몸소 보여주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한국과 UAE의 공통점도 부각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미래가 하나의 점으로 합쳐지면 엄청난 시너지를 내고 완전히 새로운 길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두 나라를 “지정학적 가교이자 강대국 사이에서 인적자원으로 길을 연 나라들”이라고 규정한 뒤 “대한민국은 가진 것 없이 사람만 믿고 공부·연구·노력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나라”라고 말했다.

또 “이제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는 형제국을 넘어 역량을 합쳐 함께 연구하고, 함께 생산하고, 함께 제3세계로 진출하는 경제적 공동체로 발전해야 한다”며 “UAE는 우리에게 중동·아랍·아프리카로 나가는 ‘베이스캠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UAE 양국 관계를 떠받치는 토대로 ‘사람과 문화’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와 국가, 기업과 기업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사이를 촘촘히 메워주는 것은 국민과 국민의 관계”라며 “그 빈틈을 채우는 가장 강력한 힘이 문화”라고 말했다.

이어 “UAE에서도 노래·드라마·영화뿐 아니라 음식·미용·의료까지 K-컬처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아랍에미리트를 거점으로 전 세계로 뻗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광덕 한인회장도 “UAE 곳곳에서 교민들이 에너지·안보·첨단산업·의료·문화·건설·무역서비스 등에서 대한민국의 저력과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며 “현지에서 신뢰와 존경을 쌓아가는 민간 외교관”이라고 교민들의 역할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한국의 정치·사회적 격변을 우회적으로 거론하며 ‘대한민국의 저력’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전 세계가 ‘저 나라 왜 저러지, 설마 저기가 사우스(South)냐’고 놀랐다”며 “그러나 국민들이 총도, 폭력도, 방화도 아닌 응원봉을 들고 나와 웃으면서도 단호하게 잘못된 길을 제압했고, 우리가 가던 길을 다시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바로 대한민국의 저력”이라며 “이제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을 어디서든 가슴 펴고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부다비=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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