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국빈 방문
첫 일정 현지 동포 초청 간담회
양국 경제 공동체 발전 구상 밝혀
“중동·아프리카 베이스캠프로”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각자의 자리에서 조국을 빛내고 계신 UAE 동포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했다”며 “한-UAE 수교 45주년을 맞아 양국의 협력이 국가 간 외교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신뢰와 우정의 관계로 이어진 토대에는 머나먼 땅에서 가교 역할을 해주신 동포 여러분의 노고와 헌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K-컬처와 K-메디컬, K-푸드까지 어느덧 UAE 국민의 일상에 스며든 대한민국의 모습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우리 기업들이 더 활약하고 우리 동포 사회가 더 발전해 양국의 공동번영이 이어질 수 있도록, 나아가 대한민국의 저력이 세계를 향해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동포 여러분이 조국의 자랑이듯, 동포 여러분께 자랑스러운 조국을 꼭 만들겠다”고도 강조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UAE 국빈 방문 일정으로 현지 동포들을 만나 한·UAE 관계를 “형제국가를 넘어 경제적 공동체”로 격상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힌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 발언과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인 17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인터컨티넨탈호텔 '다르 엘 이스티크발' 볼룸에서 열린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여러분이 자긍심을 가질 만한 조국으로 대한민국이 변해갈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린다”며 “숨기고 싶은 나라가 아니라, 어디서나 당당히 자랑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장광덕 UAE 한인회장을 비롯해 교민 150여 명과 정부·대통령실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전용기가 UAE 영공에 진입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현장 분위기를 달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기장이 '전투기 4대가 호위하고 있다'고 해 창밖을 봤지만 자리가 앞쪽이라 잘 안 보였다”고 웃으며 말한 뒤, “아래를 내려다보니 사막에 태양광 패널이 끝없이 깔려 있었다”며 “예전에는 척박한 땅이었겠지만 이제는 전기를 생산하는, 어지간한 논밭보다 생산성이 높은 땅이 되고 있다”고 했다.
UAE의 변화를 두고는 “석유에 안주하지 않고 재생에너지와 원전, 첨단 과학기술·인공지능 산업에 과감히 투자하는 나라는 '상전벽해'의 생생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국과 UAE의 닮은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두 나라를 “지정학적 가교이자 강대국 사이에서 인적 자원으로 길을 연 나라들”이라고 규정하며 “대한민국은 가진 것 없이 사람만 믿고 공부·연구·노력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나라”라고 소개했다.
또 “이제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는 형제국을 넘어 역량을 합쳐 함께 연구하고, 함께 생산하고, 함께 제3세계로 진출하는 경제적 공동체로 발전해야 한다”며 “UAE는 우리에게 중동·아랍·아프리카로 나가는 '베이스캠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관계의 기반으로는 '사람과 문화'를 첫손에 꼽았다.
이 대통령은 “국가와 국가, 기업과 기업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사이를 촘촘히 메워주는 것은 국민과 국민의 관계”라며 “그 빈틈을 채우는 가장 강력한 힘이 문화”라고 말했다.
이어 “UAE에서도 노래·드라마·영화뿐 아니라 음식·미용·의료까지 K-컬처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아랍에미리트를 거점으로 K-컬처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고 내다봤다.
장광덕 한인회장은 “UAE 곳곳에서 교민들이 에너지·안보·첨단산업·의료·문화·건설·무역서비스 등에서 대한민국의 저력과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며 “현지에서 신뢰와 존경을 쌓아가는 민간 외교관”이라고 동포 사회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정치·사회적 격변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저력'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전 세계가 '저 나라 왜 저러지, 설마 저기가 사우스(South)냐'고 놀랐다”며 “그러나 국민들이 총도, 폭력도, 방화도 아닌 응원봉을 들고 나와 웃으면서도 단호하게 잘못된 길을 제압했고, 우리가 가던 길을 다시 찾아왔다”고 말했다.
또 “이게 바로 대한민국의 저력”이라며 “이제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을 어디서든 가슴 펴고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부다비=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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