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OCI 유원지(1블록)
조성비 3.3㎡당 25만원꼴…“송도·청라 공원이 70만원인데”
땅 소유권은 디씨알이, 지상권은 미추홀구, 유지관리 어떻게?
“지금 계획안 사업성 없어”, 민간투자 유치 기대조차 어려워
식생대 복토층 1m, 키큰나무 뿌리 폐석회층 닿아 성장장애
김대중 인천시의회 건교위원장 “조성계획 백지상태서 논의해야”

인천시가 송도유원지 8개 블록 264만㎡를 미래형 도시 공간으로 ‘확’ 바꾸겠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송도유원지를 글로벌 복합문화 허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시민 여가 공간과 친환경 주거단지를 늘리고 송도유원지의 역사와 추억을 되살리겠다는 복안이다. 송도국제도시의 역할을 확대해 이곳에 심는다는 목표도 내놨다. 인천일보는 5차례에 걸쳐 주요 블록별 실태를 점검하고 ‘미래형 도시공간, 송도유원지’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① OCI 유원지(1블록)

▲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 옛 동양제철화학(현 OCI) 폐석회 매립시설은 내년 6월 최종 복토가 완료돼 유원지 조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 옛 동양제철화학(현 OCI) 폐석회 매립시설은 내년 6월 최종 복토가 완료돼 유원지 조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OCI 유원지 33만여㎡는 전체 송도유원지 중 가장 먼저 조성될 토대를 갖췄다. 1380억원을 투입해 2006년 9월 착공한 폐석회 매립시설(527만㎥)의 최종 복토가 내년 6월이면 끝난다. 그다음 달부터 곧바로 유원지 조성이 가능하다.

땅 주인 ㈜디씨알이는 2006년 5월 이미 유원지 실시계획인가를 받아놨다.<표 참조>

송도유원지 글로벌 복합문화 허브 가능한가

20년 전에 이 조성계획이 인천시의 계획대로 미래형 공간으로 기능할지를 놓고 비판적 시각이 일고 있다. 유원지가 아니라 실외 체육과 녹지 시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디씨알이는 유원지 조성비로 3.3㎡당 25만 원꼴인 250억 원쯤 들 것으로 보고 있다. 2006년 5월의 실시계획인가 당시 105억 원에서 물가와 원자잿값 상승분을 얹힌 금액이다.

▲ 지난 21일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주최로 열린 ‘폐석회 매립장 활용 및 의견수렴 토론회’에서 김대중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 지난 21일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주최로 열린 ‘폐석회 매립장 활용 및 의견수렴 토론회’에서 김대중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지난 21일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김대중 위원장) 주최로 열린 ‘폐석회 매립장 활용 및 의견수렴 토론회’에서 유광조 인천시 공원조성과장은 “같은 매립지인 송도와 청라 등지 공원 조성비는 3.3㎡당 70만원 정도이다”라며 “OCI 유원지의 현재 계획안대로 조성하더라도 최소 500억 원 이상이 든다”라고 말했다.

운동·조경녹지 시설로 꾸민다 해도 연간 20억 원이 들 것으로 보이는 유지관리비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도 논란거리다.

운동·조경녹지 시설 등 유원지 조성은 디씨알이가 맡는다. 유지관리 책임은 폐석회 매립지 전체 터에 지상권을 갖는 미추홀구에 있다. 땅 소유권과 지상권이 따로인 OCI 유원지에 민간 투자 유치도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 OCI 유원지는 송도석산(사진 왼쪽 위 녹지) 너머 iH와 LH 등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송도석산 주변’과 에코브릿지로 연결될 예정이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 OCI 유원지는 송도석산(사진 왼쪽 위 녹지) 너머 iH와 LH 등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송도석산 주변’과 에코브릿지로 연결될 예정이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더군다나 지금의 조성계획으로는 사업성이 거의 없어 민간투자를 기대하기란 힘들다.

디씨알이 측은 옹암지하도 쪽으로 유원지 안에 길이 600m, 폭 30m 구간에는 폐석회가 묻혀있지 않아 (3~4층 이하의) 구조물을 지상에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m로 잡은 식생대 복토층 높이도 얕다는 지적이다.  송도국제도시의 복토층은 1.2~1.5m였다. 폐석회는 강알카리성(pH 8.43~12.73)으로 키 큰나무의 뿌리가 닿을 때 성장장애를 일으킨다.

김대중 위원장은 “지금의 계획을 갖고는 그럴듯한 유원지 조성이나 민간투자, 지속가능한 유지관리가 어렵다”며 “OCI 유원지 조성은 백지상태에서 거버넌스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는 쪽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OCI 유원지는 인천도시공사(i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사업시행자인 ‘송도석산 주변(2블록 30만8330㎡)’과 에코브릿지로 연결될 예정이다. 

/박정환 대기자 hi2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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