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80여곳 “직영정비 폐쇄
마지막 기댈 언덕 사라지는 셈”
사측에 '출구 전략 마련' 목소리

한국지엠이 인천 등 전국에 있는 직영정비센터를 모두 폐쇄하겠다고 밝히면서 노사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전국에 있는 380여 개 협력 서비스센터도 직영 폐쇄 방침에 동요하고 있다.
이들은 직영이 맡고 있는 기능과 역할을 모두 감당하기 어려우며, 무엇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이미 곤두박질 친 상태에서 더 이상 버티기도 힘들다며 회사가 출구 전략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23일 서울에서 협력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60대 A씨는 <인천일보>와 통화에서 “비교적 간단한 수리를 하는 경정비는 협력에서도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지만 엔진을 내려야 한다든가 미션을 바꿔야 하는 중정비는 그동안 직영으로 보내 서비스를 받도록 했는데 직영이 사라지면 협력이 모두 이러한 부분을 떠안아야 한다”며 '마지막 기댈 언덕'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회사는 해외 수출로 버터왔지만 협력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한자릿수대로 급감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일례로 현대·기아차의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이 약 40%대인데 전국 협력 센터는 1200여 개 정도다. 쉐보레와 비교하면 국내 시장 점유율은 거의 20~30배 높은데 협력 센터는 4배 많은 수준에 그치는 것”이라며 쉐보레 차량 정비만으로는 업체 운영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 9월4일 '한국지엠 구조조정 중단, 미래 발전 전망 제시 기자간담회'에서 오민규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책자문위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해외 수출과 내수 비중은 2007년부터 2022년까지 약 8대 2 정도 수준을 유지하다 2023년부터 한자릿수대로 줄어 지난해는 4.98%를 기록했다.
또 다른 협력 정비업체 관계자는 이번 직영 폐쇄 방침에 대해 “이보다 더 확실한 철수 신호가 있겠느냐”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철수하겠다는 수순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협력에는 사실상 정비하는 인력밖에 없어 민원 등을 전문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한국지엠 차량 고객들의 불만은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협력 정비센터와 1년 단위로 계약해 간판을 달아주는 것밖에는 없다. (국내 철수가 정해지면) '엑시트 프로그램'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지엠은 지난 7일 인천을 비롯해 서울, 동서울, 원주, 대전, 전주, 광주, 창원, 부산에 있는 직영정비센터를 2026년 2월 15일자로 모두 폐쇄한다고 노조 측에 통보했다. 현재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근무자는 총 445명으로 정비직이 370여 명이고 나머지 70여 명은 사무직이나 관리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