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4개국 순방 결산
계엄 파동·한미 통상 갈등 극복
UAE 350억 달러 투자 등 이어
2028년 G20 韓 개최 확정 성과
인천·경기 개최 도시 후보군 물망
국제 경제·외교 플랫폼 도약 기회

이재명 대통령이 17일부터 26일까지 이어진 중동·아프리카 4개국 7박10일 순방을 마무리했다.
취임 첫 중동·아프리카 순방이자 G20 정상회의 참석을 한 번에 엮은 이번 일정은 ▲틀어진 외교의 정상화 ▲계약·투자 중심 실용외교 ▲신흥시장 개척과 다자외교 복귀 ▲2028년 G20 의장국 확정을 축으로 한 중장기 전략을 겨냥한 '총합 패키지'로 평가된다.
최우선 과제는 계엄 파동·한미 통상 갈등으로 흔들린 대외 신뢰 회복이었다.
한국 외교를 '예측 가능한 파트너'로 되돌려 놓는 동시에 AI·에너지·방산·인프라 세일즈 외교로 성과를 만들고, 2028년 G20 한국 개최를 외교·경제 로드맵의 기준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첫 방문지 아랍에미리트(UAE)에선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양국 관계를 '불가역적·항구적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AI·반도체·청정에너지·원전·방산·K-컬처를 아우르는 350억 달러 패키지를 제시하며 “외교는 말이 아니라 계약과 투자, 일자리로 평가받겠다”고 못 박았다.
이집트에선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고 관세 인하·철폐를 통해 북아프리카·유럽을 향한 '생산·수출 거점' 전략을 내놨다. 나일 문명과 한반도 기록문화를 연결한 카이로대 연설에선 교육·문화·청년 교류 확대를 제안해 “실용 외교 위에 서사를 입혔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G20 정상회의에선 저성장·불평등 심화를 공동 위기로 규정하고 성장 기반 혁신, 예측 가능한 무역·투자 환경, 개발협력 강화를 3대 해법으로 제시했다. 동시에 AI 거버넌스·다자주의 복원·아프리카 동반자 관계를 G20 핵심 의제로 올리며 '룰 메이커' 국가를 지향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G20 출범 20주년인 2028년 의장국 수임이 확정되면서 대한민국을 글로벌 경제·외교 플랫폼으로 도약시키는 시험대도 마련됐다.
마지막 방문국 튀르키예에선 한국전 혈맹 서사를 방산·원전·바이오·신재생에너지·첨단기술 패키지 협력으로 재구성하며 '형제의 나라'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재가동에 방점을 찍었다. UAE 현충시설·자이드 영묘, 튀르키예 아타튀르크 묘소 참배와 동포·기내 기자 간담회 등 행보는 “숨길 나라가 아니라 자랑할 대한민국”을 내세우며 '불통 외교'와의 단절을 부각시켰다.
이번 순방이 인천과 경기에 던지는 함의도 작지 않다.
2028년 G20 한국 개최 확정으로 개최 도시를 둘러싼 유치전이 달아오르게 됐다.
안팎에선 인천시와 경기도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외교·의전·치안, 숙박·교통 인프라를 한 번에 소화할 수 있는 수도권의 장점과, 공항·항만·MICE를 한데 묶은 인천의 '글로벌 플랫폼' 이미지, 대규모 컨벤션·산업·R&D 거점을 두루 갖춘 경기도의 역할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변수다.
이미 인천 송도는 녹색기후기금(GCF)과 국제기구·글로벌 기업이 집적된 국제도시로 성장했다. 영종국제공항·인천항·송도 컨벤션센터로 이어지는 '공항–항만–컨벤션' 삼각 축은 대규모 정상회의를 소화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경기도는 고양 킨텍스, 판교 테크노밸리, 수원·용인 반도체 벨트 등으로 회의·비즈니스·투자 행사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저력을 갖추고 있어, 본회의는 인천에서 열고 주요 장관회의·비즈니스 서밋·시민포럼 등은 경기도 주요 거점에 분산 개최하는 '수도권 공동 개최'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과제도 분명하다.
UAE 350억 달러 패키지, 이집트 CEPA, 튀르키예 방산·원전·인프라 사업은 모두 앞으로 수년간의 후속 협상과 금융·규제 정비, 국회 비준이 뒤따라야 비로소 '성과'가 된다.
2028년 G20 역시 개최도시 선정과 예산, 의제 설계, 시민사회 참여, 지역 간 형평성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7박10일 순방이 남긴 메시지는 선명하다. 외교를 이념 논쟁의 무대가 아니라 계약·투자·일자리·도시 발전이 결합된 국가 프로젝트의 플랫폼으로 재구성하겠다는 것이다.
2028년 G20까지 남은 3년, 이번 순방에서 던져진 외교 정상화와 실용외교의 약속이 실제 숫자와 도시의 얼굴로 증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앙카라=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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