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인천마라톤
8개국 엘리트 선수+전국 각지서 몰려
2만명 넘게 참여…러닝 문화 인기 실감
문학경기장 출발…남동~연수구 코스
활기찬 원도심·미래 도시 송도 한눈에
인천시 “국제대회 개최 역량 입증”
차기 대회 계획 수립·국비 확보 등 예정

“오늘 우리는 풀코스 마라톤 대회의 역사를 다시 씁니다.”
지난 23일 오전 8시30분 인천 문학경기장. 유정복 인천시장의 개회사에 이어 2만여명이 발걸음을 내디뎠다.
인천 유일의 국제 공인 풀코스 대회, '인천마라톤' 레이스가 마침내 시작됐다. 올해 첫선을 보인 인천마라톤에는 8개 국에서 참가한 엘리트 선수 74명을 포함해 2만명 넘는 참가자가 몰렸다.
유정복 시장은 “이번 대회는 인천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 8대 마라톤 도시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바닷바람을 가르며 원도심과 신도시를 함께 달리는 이 길 위에서의 도전이 새로운 인천 역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라톤 역사 간직한 도시, 인천
25일 인천시 자료를 보면 인천에서 풀코스 국제 마라톤 대회가 열린 건 '9·28 수복 기념 국제 마라톤' 이후 66년 만이다. 1959년 9월28일 인천 중구 해안동, 지금의 중부경찰서 앞 삼거리에서 출발한 마라토너들은 서울까지 내달렸다.
'9·28 수복 기념 국제 마라톤' 대회에는 미국·호주 등 6·25전쟁 참전국 선수 7명과 한국 선수들이 참가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가 출전한 국제대회로도 이름을 남겼다.
그보다 앞서 1923년 개최된 '경인역전마라톤대회'는 근대 마라톤 효시로 꼽힌다. 당시 서울시청에서 출발해 경인국도를 따라 펼쳐진 레이스는 인천 중구 해안동 인천세관 앞 결승선에서 마무리됐다.
국내 마라톤 역사를 간직한 인천에선 올해로 25회를 맞은 국제 공인 '인천국제하프마라톤대회'를 비롯해 다양한 마라톤 행사가 열리고 있다. 다만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풀코스 마라톤이 부재하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시 관계자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러닝 문화가 확산하고, 마라톤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며 “다른 종목에 견줘 진입 장벽이 낮으면서 시민 참여도가 높은 마라톤 대회를 열어 인천 도시 위상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원도심과 신도시·해안을 모두 품은 코스
'2025 인천마라톤' 코스는 미추홀구 인천문학경기장을 출발·도착 지점으로 두면서 연수구·남동구 원도심과 송도국제도시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도심을 가로지르며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는 해안 구간, 일상의 활력을 지닌 원도심 거리, 미래 도시 이미지가 담긴 송도센트럴파크까지 인천의 다양한 모습을 눈에 담았다.
이번 인천마라톤에는 엘리트 선수 74명과 마스터즈(일반인) 부문 2만36명이 참가했다. 마스터즈 부문은 풀코스(42.195㎞)와 10㎞, 5㎞ 등 3개 종목으로 운영됐다.
엘리트 남자 부문은 게르바 베아타 디바바(25·에티오피아) 선수가 2시간6분52초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여자 부문은 조안 첼리모 멜리(35·루마니아) 선수가 2시간22분57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엘리트 부문 국내 선수 중에선 박민호(26·코오롱) 선수가 2시간11분58초로 남자 1위, 이수민(33·삼척시청) 선수가 2시간34분41초로 여자 1위를 기록했다.
시 관계자는 “2005년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열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대회를 운영하며 인천이 국제 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국제 공인을 획득함과 동시에 전반적인 대회 운영이 높게 평가되며 세계 8대 마라톤으로 성장할 환경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서 참가, 지역경제 활성화
올해 처음 열린 인천마라톤에는 전국 각지에서 2만여명이 참여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마스터즈 부문 참가자 2만36명 가운데 인천에서 1만796명으로 가장 많이 참가했지만 경기와 서울에서도 각각 5849명, 2464명이 인천문학경기장으로 왔다.
또한 충남 268명, 강원 140명, 충북 103명을 포함해 17개 시도에서 모두 참가자가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다. 제주에서도 18명이 인천마라톤 코스를 찾아왔다. 외부 참가자 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견인한 것이다.
연령대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20대 2565명, 30대 6159명, 40대 6198명이 참가하면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은 마라톤 인기를 증명했다. 10대 이하와 50대 이상에서도 각각 424명, 4690명이 레이스를 즐겼다.
시는 이번 인천마라톤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코스 설계, 홍보 등 차기 대회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인천마라톤 준비와 운영 과정에서 시민과 자원봉사자, 지역 단체 등이 적극 참여하면서 도시 전체가 함께 만드는 시민 화합형 스포츠 행사로 자리매김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만족도 조사를 통해 참가자 의견을 수렴하고, 국비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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