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천의 대표 구도심에서 ‘환골탈태’ 중인 미추홀구와 송도국제도시를 품고 있는 연수구 두 곳 모두 기초단체장(구청장)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는 지역 인사간 보이지 않는 눈치싸움과 물밑경쟁으로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역전에 역전, 미추홀구


먼저, 미추홀구에선 이영훈 구청장과 김정식 전 구청장간 ‘세 번째 맞대결’이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거론된다.
사실상 두 전·현 구청장의 내년 지방선거 도전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민주당 쪽에서는 정창규·김성준 전 인천시의원과 박규홍 전 인천교통공사 사장이 내년 출마를 위해 몸을 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쪽에선 현역인 김종배 인천시의원과 이한형, 최백규 전 미추홀구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중 김 의원은 지난달 지역 교회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내년 구청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각 정당의 지역위원장(당협위원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중에 주목한다. 지방선거 1차 관문인 당내 경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비공식적이지만 이들의 지지나 입김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 동구미추홀구갑·을 지역위원장은 허종식 의원과 남영희 지역위원장이, 국민의힘은 심재돈 당협위원장과 윤상현 의원이 각각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방선거 등에서) 지역위원장이 자기 사람에게 공천을 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략 공천 방식 등으로) 중앙당에서 의외의 인물을 지역에 꽂지 않는 한 지역위원장이 사실상 공천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추석 몸풀기, 연수구

연수구에서는 출마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거나 하마평에 오른 지역 정치인들이 추석 연휴를 맞아 옥련시장이나 송도역, 원인재역을 돌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먼저 국민의힘에서는 현직인 이재호(66) 연수구청장과 정해권(연수1, 62) 인천시의장, 유승분(연수3, 61) 시의원 등이 차기 후보로 거론된다.
이 구청장은 “연수구 주민들을 위해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그의 출마를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정 의장 또한 “아직 의장으로서 역할이 남았다”고 하며 말을 아끼고 있고, 유 의원도 “올해 출판기념회와 후원회 사무실을 개소하려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뭐라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라고 하지만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현직인 김국환(연수구 가, 63) 구의원과 김준식(67) 전 시의원, 김희철(56) 전 시의원, 정지열(64) 전 구의원 등 4명이 상대적으로 구청장직 출마 의사를 적극적으로 내비친 상태다.
김 구의원은 “연수구청 개청 30년이 됐는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아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고, 김준식 전 시의원은 “기존 구청장과는 색다른 행정을 펼치고 싶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김희철 전 시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역 당원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고, 정 전 구의원은 “내년 4월 경선을 위한 플랜을 짜고 있다. 아동·여성·청년 복지 정책을 세세하게 펼쳐놓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줄곧 하마평에 오르던 고남석 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은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시장·구청장 직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들 지역 정가에 밝은 한 관계자는 "아직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온다고 했다가 나중에 광역의원이나 기초의원으로 노선을 바꾸는 경우도 많아 좀 더 시간이 지나봐야 한다”며 “특히 여당의 경우 조국혁신당 등이 지역에 자리 한 두 곳을 요구할 수 도 있어 (단일화 변수 등) 더욱 복잡한 정치적 셈법을 거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희근·안지섭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