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태풍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대통령실 조직개편이 보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포석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이지만, 애써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야권은 수도권 입지 강화와 현 정부의 힘을 빼고 견제할 최적의 장소로 인식하는 분위기 속에서 중량감 있는 후보군 찾는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국회와 인천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인천 계양구 을 국회의원 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조직 정비 등에 나섰다. 아직 총선 보궐과 함께 치러지는 제9회 동시지방선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계양구 을 선거구를 향한 관심은 지대하다.

▲정치 1번지, 계양구 을
인천 계양구 을은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인식된다. 그만큼 민주당은 오랜 기간 공을 들이며 수성에 힘을 쏟았다.
이곳은 이재명 대통령이 2022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정치적 발판을 마련한 지역이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곳을 이재명 대통령이 보궐로 승계한 후 당 대표를 지냈고, 2024년 총선에서도 이기며 대통령 출마의 도약대로 여겨진다.
송 대표 또한 2014년 제6회 동시지방선거 낙마 후 인천 계양구 을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계양구 을은 민주당으로선 ‘보은’과 같은 곳이자, 인천을 넘어 수도권 선거구에서 자존심과 같은 지역구이다.
인천 계양구 선거구는 계양과 강화지역을 어떤 방식으로 게리맨더링 하느냐에 따라 여야 당선인이 엇갈린 곳이다. 지난 2024년 총선 때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정한 인구 하한선 문제로 계양구 갑·을 일부 지역이 조정된 것을 놓고 진통을 겪기도 했다.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에서는 과거부터 최근까지 거물급 후보들을 전진 배치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시작으로 지난 총선에선 당시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인사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출마하며 ‘명룡대전’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최근 이곳은 서울과의 접근성 등을 이유로 진보 진영에서 유리한 곳이라 여겨진다.
문제는 계양지역 또한 30년 전 신도심으로 출발했지만, 그간 더딘 발전에 원도심으로 분류되고 인구 또한 급속한 고령화로 예전처럼 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만 할 수 없다.
특히 여권의 잦은 선수 교체와 지역이 아닌 중앙을 향한 정치를 펼친다는 유권자의 반발 또한 꿈틀거리고 있다.
내년 6·3 보궐선거에서도 이러한 양상이 반복된다면 여야 누구에게도 유권자가 일방적인 지지를 보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와 보궐선거가 이재명 정부의 첫 중간평가와도 같은 시험대라 선거까지 241일 남은 지금으로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합종연횡이냐, 등용문이냐
범여권 상황은 복잡하다.
내년 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승기를 잡기 위한 범여권의 연대와 정권 탄생에 보답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보단 미래를 위한 포석’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 또한 정치권 현실이다. 과거와 현재의 피로감보다는 미래의 기대감에 방점을 둔 신인이 배출될 것이란 인식에서다.
추석을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대통령실의 조직 개편에 이목이 쏠렸다.
대통령실에서는 효율성을 거론했지만, 정치권과 지역에서는 국정감사와 내년 총선·보궐선거를 위한 인사이동이라는 설이 제기됐다.
민주당에서는 인천 계양을에 ‘이재명 계승자’를 내세울지, 아니면 지역 밀착형 인물을 배치할지를 두고 고심이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지며 이번 대통령실 개편이 내년 보궐을 일정 부분 감안했을 것이란 분석이 상당하다.
대통령실 출신이 계양구 을 선거에 출마할 경우, 지역 판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지역에서는 박형우 전 계양구청장, 윤대기 전 선대위원장, 양태정 변호사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내부 단속을 통한 결집 강화에 우선 승부수를 띄웠다.
최근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계양구 을 당협위원장을 내려놓으며 무주공산 된 상태로, 당에서는 기존 인물보다는 새바람을 일으킬 후보군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동안 이 곳에 터를 닦았던 윤형선 전 당협위원장이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계양지역 여권의 한 인사는 “내년 지방선거보단 국회의원 보궐에 대한 지역 주민의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구라는 자부심이 내년 선거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계양 정치인 출신 A씨는 “거물급 정치인이 당선됐지만 그동안 지역의 발전상을 돌이켜보면 반성을 해야 한다”며 “이젠 중앙보다는 지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사가 계양구 을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라다솜·정혜리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