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검거된 40대 용의자. /사진제공=경기남부경찰청
▲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검거된 40대 용의자. /사진제공=경기남부경찰청

KT 휴대전화 무단 소액결제 사건 관련해 용의자인 중국 국적 40대 남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침해) 및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중국 국적 A(48)씨를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같은 국적 B(44)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불법 소형 기지국 장비를 승합차에 싣고 다니며 광명, 서울 금천 등 특정 지역 KT 이용자들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모바일 상품권 구매, 교통카드 충전 등 소액결제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해당 소액결제 건을 현금화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16일 오후 2시3분쯤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에서 입국한 A씨를 체포하고 같은 날 오후 2시53분쯤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B씨를 긴급체포했다.

체포 과정에서 경찰은 A씨가 사용한 불법 소형 기지국 장비도 확보했다. 이 장비는 통신 설비와 안테나 등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이를 통해 피해자 명의 휴대전화에서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탈취하고 소액결제까지 진행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재 A씨가 장비를 차에 싣고 단독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조사에 따라 추가 조력자가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두 사람 간 공모 관계 등에 대해선 파악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중국 국적 교포(조선족)로 합법 체류 신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전화나 인터넷 설치 등 통신 관련 업무 경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이 처음 접수된 지난달 27~31일 광명시 소하동 일대 KT 이용자들의 휴대전화에서 피해자도 모르게 수십만원씩 소액결제가 빠져나갔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언론보도 이후 부천과 과천을 비롯해 서울 금천, 인천 부평 등에서도 유사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지난 12일 오후 6시 기준 경찰이 유사성을 확인한 피해 사례는 199건(피해액 1억2600만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KT 자체 집계는 278건(1억7000여만원)으로 향후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기초 조사를 마치는대로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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