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지명위, 명칭 재심의 잇단 연기
“중·서구 의견 대립…검토 필요”
'영종·청라 병기案' 제기돼
국가지명위서 최종 결정 가능성
당초 올 개통에서 내년 초로 연기

▲ 제3연륙교  모습 /사진제공=인천경제청
▲ 제3연륙교  모습 /사진제공=인천경제청

제3연륙교가 개통 전 막판 몸살을 앓고 있다. 차일피일 미뤄지던 명칭 제정은 인천시가 '영종청라대교'와 '청라영종대교'라는 새로운 카드를 제시하면서 혼란을 피하지 못하게 됐고, 올해 말로 목표한 개통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6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인천시는 최근 중구와 서구 측에 각각 제3연륙교 명칭으로 '영종청라대교'와 '청라영종대교'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당초 지난 7월 시 지명위원회가 제3연륙교 명칭을 '청라하늘대교'로 선정했지만, 중·서구 모두 재심의를 요구하면서 다시금 시 지명위원회를 거치게 됐다.

하지만 재심의 절차도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9월17일에 이어 지난달 27일 예정됐던 시 지명위원회까지 “지역 간 의견 대립에 따른 검증 필요”를 이유로 모두 취소됐다.

그러던 중 시가 뒤늦게 두 지역 이름을 모두 딴 '영종청라대교'와 '청라영종대교'를 검토하고 나서면서 두 기초단체의 고민 또한 깊어지게 됐다.

각 기초단체에서 수 개월에 걸쳐 공모전, 의견수렴 등 절차를 밟아온 데다, 시에서 이미 한 차례 지명위원회를 거쳐 '청라하늘대교'를 선정했던 만큼 정당성 문제가 불거질 우려도 있다.

특히 영종청라·청라영종대교는 공식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않은 후보였던 만큼 적잖은 논란도 예상된다.

최초 시 지명위원회 심의 당시에는 중구와 서구 측 후보안,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중립명칭 등으로 ▲영종하늘대교 ▲하늘대교 ▲청라대교 ▲청라국제대교 ▲청라하늘대교가 제시됐고, 이후 재심의 청구 과정에서 중구와 서구가 각각 영종하늘대교와 청라대교를 제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시를 넘어 국가지명위원회에서 교량 이름을 결정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강범석 서구청장은 “시에 서구의 입장은 충분히 전달했다”며 “서구는 시가 제안한 '청라하늘대교' 명칭에 일정 부분 동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김정헌 중구청장은 “기존 행정절차 등을 감안해 시가 재심의에서도 결정하지 못하면 정부가 해결하도록 놔두어야 한다고 본다. 만약 영종청라나 청라영종 등으로 결정한다면 지역 주민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더해 개통 일정도 예정과 달리 미뤄지면서 내년 초에야 교량을 오갈 수 있을 전망이다.

당초 제3연륙교는 올해 12월 준공 및 개통을 목표로 했지만, 해를 넘겨 내년 1월5일 개통식이 열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부서 차원에서 중구와 서구에 영종청라·청라영종대교와 관련한 의견 청취나 검토를 한 건 없다”며 “11월 마지막 주에 지명위원회 개최를 예상하고 있다. 이론상으로 보류 결정이 가능하지만 이번 재심의에서 보류가 나오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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