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회복…예술로 기록한 치유의 여정

2020년부터 추진한 사회공헌활동
인천 등 병원 암 경험자 28명 초대
1박 2일 사전 예술 프로그램 참여
인형 자화상·풍경 만들기 '다채'
희망여행 활동 '플로깅' 눈에 띄어
“선입견 없이 신체적 감각 등 집중”

[예술로 배우고 삶으로 누리다] ④ 기부활용 기획 사업-고잉 온 캠페인
[예술로 배우고 삶으로 누리다] ④ 기부활용 기획 사업-고잉 온 캠페인

내시경이나 복강경 등 의료 기기를 만드는 기업 올림푸스. 암 진단과 치료를 통해 인류의 삶을 더 건강하고 안전하며 풍요롭게 하려는 것이 이 기업의 오랜 이념이다.

올림푸스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암을 경험하거나 현재 앓고 있는 사람들의 앞으로의 삶과 치유적 미래에 관심을 보인다.

2020년부터 추진한 사회공헌활동 '고잉 온(Going-on) 캠페인'은 발병 후에도 암 경험자들의 아름다운 삶은 '계속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림푸스는 올해 '고잉 온'도 역시 인천문화재단과 함께 인천에서 펼쳤다.

올해는 특별히 재단의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 손을 잡았다.

[예술로 배우고 삶으로 누리다] ④ 기부활용 기획 사업-고잉 온 캠페인

센터는 9월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인천 영종 네스트호텔에서 '고잉 온 캠페인 희망여행 -스르륵, 또 다른 문턱을 지나'를 준비했다.

여기에 암 경험자 28명을 초대했다. 유방암, 위암, 대장암 등으로 아팠거나 아직 치료 중인 이들이었고 인천 소재 병원의 환자들을 포함해 전국에서 참가했다.

이번 희망여행은 첨단 의료 기술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환자 삶의 질 회복 과정을 지지하겠다는 올림푸스의 각오가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 만나 성사된 자리다.

센터는 암 경험자에게 예술교육이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통로이며 예술이 개인의 치유를 넘어 사회적 가치로 확장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했다.

이때 과정들을 이끌 총괄 기획자와 예술인 5명을 섭외해 선 순환의 민관협력 모델도 구축했다.

[예술로 배우고 삶으로 누리다] ④ 기부활용 기획 사업-고잉 온 캠페인

▲삶의 의미를 다시 짓는 건설, 예술교육

1박2일 간 암경험자들은 사전에 각자 희망한 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강민채 시각예술가가 진행한 '다시 걷는 길, 새로 쓰는 힘' 참여자들은 산책과 글쓰기를 통해 개인의 숨겨진 가능성과 힘을 재발견했다.

작가는 매일의 작은 발걸음을 통해 새로운 자신과 만나고, 글쓰기로 그 만남을 기록하며 함께 걸을 때 개인의 용기가 연대의 힘으로 변화하는 경험을 나누고자 했다.

김유림 시각예술가는 '몽글몽글 꿰매는 나의 책'을 추진했다. 천으로 만드는 부드러운 책을 만들어 일기처럼 기록한 글과 어울리는 이미지를 담아보는 수업이었다. 암 경험자들은 물감과 마커, 자수나 니들 펠트 등을 활용해 촉각적인 표현을 시도하면서 하나의 예술적 공간으로 상상하고 자유롭게 확장해갔다.

'인형자화상'이라는 노희진 작가의 수업은 인형의 형태로 자신의 모습을 표현해보는 작업이었다.

외부에서 표면적으로 바라보는 몸의 형태를 넘어 내가 감각하는 느낌을 그대로 혹은 극대화하고 제 기준으로 몸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다.

[예술로 배우고 삶으로 누리다] ④ 기부활용 기획 사업-고잉 온 캠페인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3.3초의 시간 동안 몸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발생한다.

'습'하고 들이쉬는 숨과 '후'하고 내쉬는 숨을 감각하고 느끼고 보이지 않는 '숨'을 관찰하며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신소영 작가 주도로 진행됐다.

이윤정 안무가는 서로의 존재를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는 워크숍 '풍경만들기'를 주관했다. 창밖의 나무, 골목의 벽, 바람이 스치는 오후의 공기. 나는 누군가의 풍경이 되어본 적이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 참여자들은 몸을 향한 낯선 인사를 건네고 나와 타인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결을 따라갔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이들이 만든 결과물은 전시회를 통해 공개된다. 암 경험자들의 삶과 예술가들의 동행이 남긴 기록이자, 예술을 통한 치유가 어떻게 대중에게 환원되는지를 보여주는 장이 될 전망이다.

전시회는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인천 중구 차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예술로 배우고 삶으로 누리다] ④ 기부활용 기획 사업-고잉 온 캠페인

▲몸과 마음 함께 치유한 플로깅

1박2일 희망여행 가운데 눈에 띄는 활동 중 하나는 플로깅이었다. 암 경험자들이 예술가와 함께 영종도 마시안 해변을 걸으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과정은, 환경 운동을 넘어서는 상징적 행위였다. 함께 걷고 함께 공유하며 나눈 대화와 공감은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줬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진행한 폐회식때는 사업 관계자들과 타마이 타케시 올림푸스한국 대표도 참석했다.

이번 기획을 총괄한 박유미 예술가는 “암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이긴 했지만 환자라는 선입견에 고정되지 않고 신체적 감각이나 감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짰다”며 “자연스러운 연대와 과장하지 않은 상태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예술로 배우고 삶으로 누리다] ④ 기부활용 기획 사업-고잉 온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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