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위인전 읽으며…'재미+의미' 다 잡는다

전교생 324명 중 18% 다문화 학생
지난해부터 다문화 특별학급 운영
저학년-고학년별 독서·독후 활동
이야기로 한국어 학습·문화 습득

아주대 영어영문학과 봉사자 참여

▲ 수원 매화초등학교 학생들이 책놀이 캠프 수업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매화초등학교
▲ 수원 매화초등학교 학생들이 책놀이 캠프 수업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매화초등학교

이제는 학교 구성원 다수가 다문화 학생으로 이뤄진 학교를 많이 볼 수 있다. 학급 내 다문화 학생은 더이상 소수가 아니다. 교육 현장의 고민은 자연스럽게 다문화 학생들의 안정적인 한국 사회 적응으로 쏠리고 있다. 다문화 학생들이 초기 교육을 받는 시기에 한국 사회에 익숙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적응은 어려워질 것이다. 수원 매화초등학교는 노래와 동화, 퀴즈 등 친밀한 방법을 통해 다문화 학생이 한국 사회에 녹아들도록 유도하고 있다.

27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매화초등학교는 전교생 324명 중 18%인 59명이 다문화 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부터는 다문화 특별학급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매화초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다문화 특별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미+의미' 책놀이 캠프를 운영했다.

▲ 수원 매화초등하교 학생이 직접 만든 도깨비 가면을 쓰고 있다./사진제공=매화초등학교
▲ 수원 매화초등하교 학생이 직접 만든 도깨비 가면을 쓰고 있다./사진제공=매화초등학교

책놀이 캠프는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3학년들은 5일간 동화책을 한 권씩 읽고 주제에 대해 탐구했다. 책에 나오는 기본적인 핵심 어휘를 퀴즈를 통해 공부하고 책 내용에 맞는 독후·심화 활동을 진행했다.

1일 차에는 '혹부리 할아버지'를 읽고 위급한 상황에서도 지혜를 발휘하면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제에 대해 공부했다. 독후·심화 활동으로는 학생들만의 도깨비 가면을 만들고 장기자랑을 했다. 2일 차에는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를 읽고 착한 마음을 베풀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는 주제로 활동했다 독후활동으로는 꼬마김밥 만들기를 진행했다.

▲ 수원 매화초등학교 학생들이 대한민국 지도를 만들고 있다./사진제공=매화초등학교
▲ 수원 매화초등학교 학생들이 대한민국 지도를 만들고 있다./사진제공=매화초등학교

3일 차에는 '설문대 할멈'을 통해 제주도에 대해 배웠다. 독후활동으로는 대한민국 지도 만들기를 진행했다. 4일 차에는 '흥부와 놀부'를 읽고 착한 마음씨를 갖고 살면 복을 받고, 나쁜 마음씨를 갖고 살면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에 대해 배웠다. 독후활동으로는 '행복한 우리 집 저금통 만들기'를 했다. 5일 차에는 '토끼와 거북이'를 읽고 지나친 자신감으로 남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면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다는 주제에 대해 습득했다. 독후활동으로 딱지치기와 구슬치기 등 미니 올림픽을 진행했다.

▲ 수원 매화초등학교 학생들이 만든 위인 모형./사진제공=매화초등학교
▲ 수원 매화초등학교 학생들이 만든 위인 모형./사진제공=매화초등학교

고학년들의 책놀이 캠프는 역사 속 위인을 주제로 이뤄졌다.

1일 차에는 '한국을 빛내 100명의 위인들' 동요를 통해 대표적 위인의 업적을 알아보고 위인 모형을 만들어 전시했다. 2~5일 차에는 장영실, 허준, 신사임당의 위인전을 읽고 한국의 위인 골든벨을 진행했다. 2일차에 장영실 위인전을 읽은 학생들은 '칠전팔기'와 '대대손손'이라는 사자성어를 배웠다. 독후활동으로는 스마트폰 홀로그램으로 발명품을 만들었다.

▲수원 매화초등학교 학생이 신약 개발 만들기 활동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매화초등학교
▲수원 매화초등학교 학생이 신약 개발 만들기 활동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매화초등학교

3일차에는 허준 위인전을 읽고 '근면성실'이라는 사자성어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을 배웠다. 독후활동으로는 나만의 신약 개발하기를 진행했다. 4일 차에는 신사임당 위인전을 읽고 '5만원 화폐에 내가 등장한다면?“이라는 가상 주제로 독후활동을 했다. 5일 차에는 한국의 위인 골든벨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퀴즈를 만들어 서로의 퀴즈를 맞추고 각각 자신이 정한 위인에 대해 조사했다.

매화초 다문화 학생들은 캠프를 통해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지만 접근이 쉽지 않았던 전래동화와 위인전 속 한국어 표현 및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사자성어와 속담 등을 활용한 퀴즈를 주고 받으며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번 캠프에는 아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육봉사자들이 참여해 다문화 학생들과 교류하고 소통하기도 했다.

▲ 수원 매화초등학교 학생들이 책놀이 캠프 수업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매화초등학교
▲ 수원 매화초등학교 학생들이 책놀이 캠프 수업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매화초등학교

매화초는 다문화 학생 숫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다문화 학생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어 능력 신장뿐 아니라 학교생활 적응, 한국 문화 이해, 생활 습관 교정 등 안정적인 적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문화 학생들이 독서 습관이 거의 형성돼있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됐고 이번 여름방학에는 독서 기반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령기에 자연스럽게 읽게 되는 전래 동화, 창작 동화, 위인전 등을 다문화 학생들 대부분은 제때 읽어보지 못함으로써 학교 수업 이해도 저하, 학습 부진, 자신감 결여 등 연쇄적 문제가 도출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개선해보고자 '재미+의미가 가득한 책놀이 캠프'를 운영하게 됐다는 것이다.

저학년은 한국 전래 동화 중 가장 대중적인 전래 동화를 선정하되, 한국의 문화적 특징과 지리적 특징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동화를 선정했고 고학년은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한국의 대표 위인들 중 다양한 영역의 위인들을 선정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

성나경 교사는 이번 캠프에서 진행한 활동이 앞으로 학생들의 독서 습관 형성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나경 교사는 “캠프 운영 결과 학생들의 프로그램 운영 만족도는 아주 높았다”며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국어 학습을 하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재미있는 체험 활동을 통해 배움을 확장함으로써 학생들은 말 그대로 재미와 의미가 가득한 책놀이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 본 글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자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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