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실험으로 깨우는 뇌…학생들 사고력 쑥쑥

창의융합반 동아리 ‘주제탐구발표회’ 진행
논문 읽고 변인 다른 실험…결론 도출
이지은 “토론하며 문제 해결…도움 될 것”
한정완 “노력해야 결과 나온다 몸소 느껴”

북쉼터선 독서인문 ‘다산글터프로젝트’
이시우 “소설 인물에 대입…가치관 키워”

발명·아이디어 대회 등 탐구활동 지속

▲ 지난 5일 다산중학교 과학실에서 '창의융합반' 학생들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주제는 '글라이더 날개와 양력의 관계'
▲ 지난 5일 수원다산중학교 과학실에서 ‘창의융합반’ 학생들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주제는 ‘글라이더 날개와 양력의 관계’

AAI시대 과학기술을 활용할 인간의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구체적인 질문을 할수록 구체적인 답을 내놓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사고력을 요구한다. 인간의 창의성이 더욱 중요해지는 지금 독서로 뇌를 깨워 기본을 다지며 과학적 사고를 키우는 곳이 있다. 독서·과학 융합 프로젝트로 미래 인재를 키우는 수원다산중학교를 소개한다.

지난 5일 수원다산중학교 5층 과학실에 31명의 학생이 모였다. 이 날은 ‘창의융합반’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주제발표회가 있는 날이었다. 9팀으로 나뉜 학생들은 5~6분씩 올해 3월부터 탐구한 과학 주제들을 발표했다. 글라이더 날개와 양력의 관계 탐구, 전등의 각도에 따른 태양광 패널의 발전량 탐구, 사이클로이드 곡선 탐구 등 주제도 전문적이었다.

2019년부터 시작한 창의융합반은 수학·과학에 높은 흥미와 열정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체험, 탐구, 실험 중심의 활동을 하는 동아리다. 방과후 학교 운영에 준하며 체험활동 중심의 수업과 주제탐구활동을 함께 실시한다. 2,3학년 학생들이 모여 수학, 과학, 생태환경, 정보 수업을 듣고 동아리 시간을 이용해 탐구활동을 진행한다.

▲ 지난 5일 다산중학교 과학실에서 '창의융합반' 학생들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주제는 '전등의 각도에 따른 태양광 패널의 발전량 탐구' 등이다.
▲ 지난 5일 다산중학교 과학실에서 ‘창의융합반’ 학생들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주제는 ‘전등의 각도에 따른 태양광 패널의 발전량 탐구’ 등이다.

이날 첫 번째 순서로 발표한 팀의 주제는 ‘글라이더 날개와 양력의 관계 탐구’였다. 3학년 학생 4명이 모인 이 팀은 PPT를 띄워 탐구동기와 이론적 배경, 가설 설정, 변인 통제, 실험 과정, 결과를 발표했다. 비행기의 날개가 모두 다른 것에 착안해 그 이유와 활용 방법에 대해 탐구했다. 양력이라는 힘과 날개에 적용되는 베르누이 법칙을 기본으로 날개 시위와 두께를 달리해 결과를 도출했다.

학생들은 물리 공식을 적용해 실험을 진행했고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질의 응답 시간엔 높은 관심으로 질문이 오갔고 학생들은 진행했던 실험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두 번째 팀의 주제는 ‘전등의 각도에 따른 태양광 패널의 발전량 탐구’였다. 창의융합반 수업에서 영감을 받아 태양광 발전 효율이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지 탐구했다. 이론적 배경은 광전효과였다. 빛이 태양광 패널에 닿으면서 광전자가 에너지를 얻어 방출되는 현상이다. 학생들은 입사되는 빛의 각도에 따라 생성되는 광전자 양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전류의 세기가 달라진다는 것에 주목했다.

학생들은 탐구 실험 후 생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논문을 찾아보기도 했다. 또 태양광 패널에 빛을 수직으로 쪼일수록 광전자가 많이 발생한다는 결과를 도출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 주제발표를 진행한 이지은 양(왼쪽)과 한정완 군.
▲ 주제발표를 진행한 이지은 양(왼쪽)과 한정완 군.

발표를 진행한 3학년 이지은(16) 양은 “모둠원 친구들과 자유 주제 탐구 프로젝트를 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팀워크와 각자의 창의성 있는 문제 해결 능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던 것 같다”며 “융합된 주제에 대해서 친구들과 같이 토론하며 해결했던 능력이 고등학생이 돼서도 많이 쓰일 것 같다”고 말했다.

2학년 한정완(15) 군은 “기존까지 배우던 과학은 그저 교과서적으로 개념적으로만 다가왔지만 실험을 직접 해보면서 다양한 결과 값을 측정해본다는 점이 색달랐다”며 “저희가 진짜 노력해야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었고 실험 과정이 유의미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창의적 사고와 토론을 거쳐 주도적으로 주제탐구를 진행했다. 이론에 따라 실험을 진행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등 문제해결능력을 함양했다. 특히 3학년 학생들은 주제탐구 외에도 자기 주도 탐구 보고서 작성 활동도 진행해 주도적 학습 능력과 진로 설계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 지난 5일 다산중학교 북쉼터에서는 독서인문 프로젝트 '다산글터프로젝트'가 진행됐다.
▲ 지난 5일 다산중학교 북쉼터에서는 독서인문 프로젝트 ‘다산글터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같은 시각 3층 북쉼터에선 독서인문 프로젝트 ‘다산글터프로젝트’가 진행됐다. 40여명의 학생이 모여 김영하 작가의 ‘작별인사’를 읽고 ‘인공지능 시대의 나와 우리’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학기별로 같은 책을 집중해서 읽고 다양한 독후활동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5명씩 팀을 이뤄 책을 읽고 내용에 대해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며 논의했다.

이날 학생들은 ‘인간의 뇌와 인공지능이 연결되거나 대체된다면, 여전히 그 존재를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기준은 무엇인가’, ‘기술발전은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보장할까? 위협할까?’, ‘소설 속 ’작별인사‘는 단순한 이별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수 있을까? 작별은 어떤 의미일까?’란 주제를 심도있게 논의했다.

독서 활동에 특화된 수원다산중학교 학생들은 책을 읽고 토론하며 사고력과 창의력, 문제 해결력을 기를 수 있었다. 깊은 토론으로 나와 친구들에 대해 알아가며 진로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독서로 뇌의 근육을 키우고 인성을 기르며 정서적으로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 독서토론 참여한 3학년 이시우 양.
▲ 독서토론 참여한 3학년 이시우 양.

독서 토론에 참여한 3학년 이시우(16) 양은 “제가 생각이 깊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들이랑 말해보니 친구들이 저보다 깊다는 걸 느꼈다”며 “저랑 다른 가치관을 가진 친구들도 많아 교훈도 얻고 배울 것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읽지 않는 책도 학교에서 추천해 주니 읽게 된다”며 “소설 속 등장인물이 했던 선택들에 저를 대입해 보고 가치관도 키워 나가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수원다산중학교는 이외에도 발명 경진 대회, 발명 창의 아이디어 대회도 개최해 창의력과 탐구심을 기른다. 매년 실시되는 과학 탐구 주간에선 과학 기술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제고시킨다.

수원다산중학교 관계자는 “독서와 과학, 탐구 중심 활동은 학생들이 미래 사회를 주도할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인재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꿈과 진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다양한 교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기수 수원다산중학교 교장은 “학교에서 수학 과학 수업을 하며 독서를 기반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논술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수업을 학기마다 하고 있다“며 “교사, 학생, 학부모 교육 공동체가 전체적으로 책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고륜형 기자 krh0830@incheonilbo.com

※ 본 글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자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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