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연극으로 글로벌 감수성까지 자란다

영어연극 중심 프로젝트 학습 프로그램
학생 주도로 의상 예행연습 등 추진
언어 사용 실전 경험 등 기를수 있어

발성 등 말하기 수준·표현력등 파악
학생들 백설공주 등 작품 연결 재구성
93% 프로그램 만족도 설문 결과 '만족'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영어 교육의 중요성은 학교 현장에서 모두가 인식하고 있지만 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안산 부곡고등학교는 지난 8월18일부터 22일까지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예술융합영어 캠프)'를 운영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영어연극을 중심에 둔 프로젝트 학습으로, 학생들이 실제 무대 상황에서 영어로 협의하고 표현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작품 해석, 장면 구성, 동선 설계, 무대·의상 예행연습, 최종 공연과 피드백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학생 주도로 추진했다.

이를 통해 언어 사용 실전 경험과 의사소통 능력, 협업과 책임, 문화 감수성을 기를 수 있었다.

캠프는 5일 집중 과정으로 진행됐다.

'인권'과 '사랑'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워밍업과 상상력 훈련, 발성·호흡 연습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작품 선택 및 주제 토의를 통해 공연의 방향을 정하고, 팀별로 대본을 분배해 내용과 어휘를 이해하는 예비 읽기를 실시하기도 했다.

둘째 날에는 발성·호흡·발음 훈련과 캐스팅, 인물 분석을 병행해 장면의 감정선을 구체화했다.

셋째 날부터는 장면별 블로킹과 디테일 연습으로 동선을 다듬고, 일정표를 공유하며 팀 간 협업을 강화했다. 넷째 날에는 무대·의상 예행연습으로 실제 공연과 동일한 환경에서 전 과정을 점검하며 전 팀이 함께 영상 평가와 피드백 시트를 작성해 학습 성과를 성찰했다.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수업은 강사의 주도로 영어로 진행됐다. 발성 및 자세 교정과 몸으로 '몸으로 말해요' 등 활동을 통해 영어 말하기 수준과 표현력을 파악했다. 이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정하고 대사를 읽으며 장면 연출을 시도했다.

학생들은 '백설공주', '별주부전', '사운드 오브 뮤직' 등 친숙한 작품을 인권 주제와 연결해 재구성했다.

단순히 대사 암기를 넘어 주제를 새롭게 해석하고 창의적으로 각색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최종 공연 무대에서는 자신감 있는 발표와 협력적인 팀워크가 빛났으며, 교실을 무대로 한 공연에도 불구하고 몰입감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학생들은 영어 대사를 낭독하고 감정을 담아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실제적인 영어 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었고, 무대에서 함께 공연을 완성하면서 배려와 협력의 공동체 의식을 체득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공연을 직접 준비하고 설계하며 어떤 의도를 담았는지, 공연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점들 등에 대한 생생한 소감을 전했다.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A학생은 “백설공주 작품을 각색했는데, 기존 이야기를 따라하는 것을 넘어 '인권'이라는 주제를 입혀 새롭게 각색했다. 마녀가 사과를 주고 공주가 쓰러지는 장면을 권력과 약자의 관계, 차별과 억압이라는 시각에서 다시 풀어냈다”며 “영어로 연극을 진행해 처음에는 힘들었으나 발음과 발성, 말하는 속도가 나아지는 걸 시간이 지날수록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B학생은 연극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B학생은 “원래 발표 자체를 어려워하는 성격이었는데 용기를 내서 연습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다 보니 자신감이 붙었고, 실제로 영어 실력이 늘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교실에서 배우는 딱딱한 영어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쓰는 자연스러운 표현을 몸짓이나 표정과 함께 익히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C학생은 “영어로 공연을 준비한다는 게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으나 계속 듣고 부딪히다 보니 조금씩 귀가 트이고, 말하는 것도 통한다는 걸 느끼게 됐다”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될 후배들 역시 단순한 경험을 넘어 실질적인 실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미리 알고 참여하면 훨씬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에 참여한 교사들은 특색 있는 수업 방식을 통해 학생들 모두가 재미있고 쉽게 영어를 배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A교사는 “학생들이 유창하지 않은 영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선택한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크고 정확하게 대사를 마하고 한정된 소품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주제를 표현하고자 노력한 점이 인상깊었다”며 “내향적인 학생들도 긴장감과 두려움을 내려놓고 용기를 내 연극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 부곡고등학교 학생들이 세계 시민 양성 외국어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부곡고등학교

B교사는 “아이들이 수동적인 자세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각자의 시간을 직접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회였다”며 “적극성과 표현력을 모두 이끌어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책임을 다하면서도 최종적인 연극의 결과물을 위해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며 협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의자 위에서 뛰어오르는 장면에서 친구를 위해 자발적으로 의자 다리를 잡아주는 등 자신이 역할을 수행하는 순간이 아닐 때 친구를 위해 나서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C교사는 “어린이 인권과 가족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존중과 사랑을 바탕으로 인권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고 글로벌 가치로서 인권을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첫날에는 영어로 말하기가 어색해 말을 잘 하지 않던 학생들도 영어로 인사하고 말하기가 처음보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모습을 보였다”며 “몸짓과 대사를 표현함에 있어서 시간이 지나며 자신감을 가지고 동작과 목소리를 크게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부곡고는 이번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 결과 전체 학생의 93%가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방식의 영어 수업 경험'. '자신감 향상', '협업의 즐거움' 등이 높은 만족 이유로 꼽혔다. 부곡고는 앞으로도 진로·글로벌 역량과 연계한 다양한 체험형 영어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 본 글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자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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