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교육청이 격무에 시달리다 숨진 인천 학산초 특수교사 A씨에 대한 1주기 추모공간을 마련했지만 교원단체는 “보여주기식 행사”라고 비판했다.
2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시교육청 본관 앞에 지난해 사망한 인천 학산초 특수교사 A씨에 대한 1주기 추모 공간을 운영한다.
이번 추모 공간은 시교육청 주관으로 마련한 자리로, 교직원과 학생 등 교육가족 누구나 헌화와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이날 오후 추모식에 참석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선생님의 헌신과 희생은 특수교육 여건의 개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일깨워줬다”며 “인천 교육은 선생님의 뜻을 이어받아 존중받을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는 시교육청의 일방적인 추모공간 운영에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번 추모 공간 운영은 시교육청 내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된 행사”라며 “현장 교사들은 언론보도를 통해 사실을 알게 됐다. 시교육청은 인천비대위를 포함해 교원단체나 노조에 어떠한 협의나 통보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소속 교사들에게도 별도의 공문이나 안내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에는 ‘추모공간 운영’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정작 교사들에게는 아무런 안내도 하지 않았다. 진심은 없고, 보여주기식 행사만 남았다”며 “이는 고인의 희생을 또다시 이용하는 것이며, 교육행정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망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추모 공간 마련은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공문을 시행할 수 없다. 자유롭게 추모하도록 마련한 것”이라며 “이번 추모 공간 마련을 계기로 교육공동체가 교직 현장을 되돌아보고, 교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0월24일 A씨는 특수학급 과밀과 인력 부족, 과중한 업무로 등으로 인해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글·사진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