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 청사. /연합뉴스
▲ 법무부 청사. /연합뉴스

법무부가 이른바 ‘이화영 연어·술 파티’ 의혹을 자체 조사한 결과, 검찰 조사 과정에서 실제로 외부 음식과 술이 제공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조사에서 드러난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 감찰 착수를 지시했다. 

법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23년 5월17일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 내 영상녹화실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 등 공범들과 박상용 검사 등이 저녁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연어회 덮밥·연어 초밥’이 제공됐고, 김 전 회장이 종이컵에 소주를 마신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김 전 회장이 원하는 외부 도시락이 수차례 반입됐다는 의혹, 조사실 및 ‘창고’ 공간에서 공범 간 대화가 빈번히 이뤄졌다는 의혹, 쌍방울 직원이 수원지검 검사실에 상주하며 김 전 회장을 수발했다는 의혹, 현직 교도관이 박상용 검사의 조사 과정에 항의했다는 의혹 등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 전 부지사 등에게 제공된 도시락 비용을 쌍방울이 계산하는 등 관련 규정 위반 가능성도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수원지검이 발표한 자체 조사 결과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시 수원지검은 조사 참여 변호사와 교도관, 김 전 회장 등 관계자 진술과 출정일지·호송계획서 등을 근거로 술자리 회유 의혹이 허위임이 명백하다고 결론 내렸다.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박상용 부부장검사도 “회유나 조작은 없었고 시스템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법무부는 정 장관 취임 직후 교정본부에 특별점검팀을 꾸려 수원구치소 등을 점검했고 이번에 기존 결론을 뒤집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법무부는 감찰이 수사로 전환될 가능성을 고려해 대검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드러난 제도적 미비점에 대해서는 규정과 제도를 개선해 엄정한 수용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했다. 

박 검사는 법무부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술 파티니 회유 조작이니 하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수원지검 전수조사와 경찰 수사,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모두 사실무근임이 밝혀진 건”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법무부 발표는 대법원 판결에 배치되고 이화영 피고인 측 주장을 답습하는 내용으로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화영 변호인이 이미 법정에서 법무부 발표를 예고했는데 만약 발표 전 조사 결과를 취득했다면 이는 명백한 공무상 비밀누설죄”라고 지적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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