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지역 정치권에 철도망 확충 ‘건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여부에 달려
경제성 발목 잡힌 제2경인선 재추진 속도

▲ 지난달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천 철도 혁명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배준영(앞줄 왼쪽부터) 국회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맹성규, 김교흥, 정일영, 이용우 국회의원과 참석 토론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일보DB
▲ 지난달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천 철도 혁명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배준영(앞줄 왼쪽부터) 국회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맹성규, 김교흥, 정일영, 이용우 국회의원과 참석 토론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일보DB

인천을 중심으로 수도권, 전국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광역철도망 신설 사업이 분기점을 맞고 있다. 정부가 수립 중인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에 인천시가 인천발 고속철도(KTX) 연장선과 광역급행철도(GTX) 신규 노선 등을 건의한 가운데, 민자 사업 단계에서 진통을 겪은 제2경인선도 재추진 절차를 앞두고 있다.

6일 인천시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국민의힘 인천시당과 잇따라 진행한 당정협의회에서 시는 광역철도망 확충 건의 사업으로 인천발 KTX 인천국제공항 연장, 제2경인선, GTX-D·E 등을 제시했다.

이들 광역철도망은 단순히 인천 현안에 그치지 않는다. 인천공항과 전국 주요 도시, 그리고 철도 사각지대에 놓인 수도권 거점들을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 인천발 KTX 인천공항 연장(제2공항철도) 노선도. /자료=인천시
▲ 인천발 KTX 인천공항 연장(제2공항철도) 노선도. /자료=인천시

▲“인천공항 철도망 필요”…인천발 KTX 연장선

‘제2공항철도’로 불리는 인천발 KTX 인천공항 연장선은 시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최우선 순위로 반영을 요청한 광역철도망 노선이다. 인천역에서 공항철도 인천공항1터미널역을 연결하는 16.6㎞ 길이로 계획됐다. 특히 해상 구간은 해저터널로 구상되고 있다.

인천발 KTX는 내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수인선에서 경부고속선을 연결하는 철길을 신설하고, 송도역과 초지역(안산)·어천역(화성)을 개량하는 공사다.

제2공항철도가 놓이면 수인선을 따라 인천역을 거쳐 인천공항까지 KTX가 연장된다. 기존 인천역·공항화물청사역·인천공항1터미널역에 더해 가칭 ‘만석역’과 ‘신영종역’도 신설된다.

시는 인천공항과 전국 주요 거점을 빠르게 연결하는 KTX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공항과 전국 주요 도시를 2시간대로 연결하는 인천발 KTX 인천공항 연장은 국가 성장 전략과 직결된다”며 “관광객 접근성을 높이고, 공항 경제권을 좌우하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민자 적격성 조사 재추진…제2경인선

제2경인선은 인천 연수구와 남동구, 경기 시흥시·부천시 등 수도권 서남부 철도 소외 지역을 연결하는 광역철도망이다. 제2경인선은 이미 국토부가 2021년 고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에 신규 사업으로 반영된 노선이다. 하지만 구로차량기지 이전이 사업성 부족으로 종결되면서 이와 연계하려던 제2경인선도 난항을 거듭했다.

2023년 말 민간 투자 사업으로 제안되면서 제2경인선은 전환점을 맞았다. 1년여에 걸쳐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통해 민자 적격성 조사가 진행됐는데, 경제성 문제가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 경제성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자 국토부는 올 초 KDI에 민자 적격성 조사 철회를 요청했다.

민자 사업자는 노선을 일부 조정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을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성 향상 방안이 마련되면 하반기 안에 민자 적격성 조사 재의뢰 절차를 밟는다.

시는 지난달 말 민주당·국민의힘 인천시당과의 당정협의회에서 “인천 남부지역 주민의 서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제2경인선의 신속한 추진을 요청한다”고 건의했다.

▲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D·E) 노선도. /자료=인천시
▲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D·E) 노선도. /자료=인천시

▲“수도권 서부 교통 소외 해소”…GTX-D·E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광역철도망에는 GTX-D·E 노선도 포함된다. 시는 국토부에 제2공항철도, 서울 2호선(대장홍대선) 청라 연장선과 함께 GTX-D·E 노선 필요성을 건의한 상태다.

GTX-D는 인천공항과 검단신도시에서 두 갈래로 운행하는 형태로 구상되면서 이른바 ‘Y자’ 노선으로 알려졌다. 청라국제도시와 가정지구·작전역·계양신도시 등을 거쳐 부천 대장신도시에서 합쳐진 뒤 서울 삼성역에서 잠실·교산, 경기 광주와 원주 방향으로 다시 분기한다.

GTX-D는 지난 7월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와 일부 구간이 겹친다.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는 김포 장기역에서 검단·계양을 거쳐 대장신도시로 연결된다. 시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가 선행 사업 형태로 GTX-D 성사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TX-E는 인천공항에서 청라국제도시·작전역을 지나 대장신도시까지 GTX-D의 나머지 Y자 축을 공유하는 형태로 제시됐다. 대장신도시부터는 서울 북부권을 통과해 구리 방면으로 뻗어가는 노선이다. 총 88㎞ 길이로 구상되고 있다.

김종형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8일 ‘인천 철도 혁명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GTX-D·E 노선은 인천만이 아닌 서울 및 경기 남부·동북권까지 통행 시간을 30분 내외로 단축하고, 환승 횟수를 1회 이내로 줄여 광역 통행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수도권 서부의 교통 소외 해소와 균형발전 실현을 위한 경쟁력 강화의 핵심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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