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면적서 유류·중금속 오염
日 조병창·美 빵공장 건축물 보전
시민감시단 구성 등 테이블 위로
철거 갈등 고려 땐 장기화 가능성

▲인천 캠프마켓 구역도와 시설물 현황. /자료=인천시
▲인천 캠프마켓 구역도와 시설물 현황. /자료=인천시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에서 마지막으로 반환된 'D구역' 토양 오염 정화를 놓고 인천시가 국방부와 협의에 돌입한다. 80%에 가까운 면적에서 유류·중금속 오염이 확인된 가운데, 보존 대상인 17개 건축물을 고려한 정화 공법 설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인천식물원·제2의료원 등 캠프마켓 활용 구상이 줄줄이 제동 걸린 상황에서 정화 작업마저 장기화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시는 국방부가 진행 중인 캠프마켓 D구역 토양 정화 기본설계가 이르면 이달 안에 마무리된다고 24일 밝혔다.

정화 기본설계가 완료되면 국방부는 한국환경공단에 위탁해 토양 오염 정화 사업에 돌입한다. 올 상반기까지 8개월간에 걸친 정밀조사에선 D구역 22만9235㎡ 부지 가운데 79.7%인 18만2617㎡ 면적이 유류·중금속 등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기초조사에선 다이옥신 오염 우려가 제기됐으나 정밀조사 결과 미량만 검출됐다”며 “A구역처럼 대규모 시설 설치를 통한 작업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토양 정화를 앞두고 시는 건축물 보존 방안, 시민환경감시단 구성 등을 놓고 국방부와 협의에 나선다. 지난 9월 시는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 심의를 거쳐 D구역 72개 시설 가운데 17개 건축물 존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들 중에는 일제강점기 군수공장이자 강제 동원 현장인 '인천육군조병창' 건물, 시가 올 초 '캠프마켓 기본계획(마스터플랜)'에서 문화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수립한 주한미군 빵공장도 포함돼 있다.

2023년 반환을 통해 공원 조성이 예정된 D구역 토양 정화 기간은 2년이고, 토양환경보전법 시행령에 의해 2년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2020년 정화가 시작된 B구역도 조병창 건물 철거 갈등을 겪은 끝에 내년 1월에야 완료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작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D구역에 앞서 2019년 반환된 A·B구역에서도 캠프마켓 활용 구상은 첫 단추부터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 B구역에 시가 조성하려던 인천식물원은 경제성 문제로 최근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에서 '재검토' 의견을 받았다. A구역에 건립 예정인 제2의료원 또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다.

D구역 정화 공정은 건축물 철거 용역, 실시설계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으로 착수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D구역 보존 대상 건축물 하부도 오염이 확인됐다”며 “건축물을 남겨둔 상태에서 정화하려면 특수 공법으로 인한 비용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업 주체인 국방부와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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