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민자 적격성 조사 철회
동력 잃어 사업 장기화 불가피
정상화까진 상당 시일 걸릴 듯

▲ 지난해 1월 민자 적격성 조사 단계에서 공개된 제2경인선 네트워크 예상도. /자료=맹성규 국회의원실
▲ 지난해 1월 민자 적격성 조사 단계에서 공개된 제2경인선 네트워크 예상도. /자료=맹성규 국회의원실

인천 남부권을 연결하는 광역철도망인 제2경인선 건설이 '경제성 부족'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대선 후보들도 지역 공약으로 신속한 추진을 약속했지만, 민자 적격성 조사가 멈춰 서며 사업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28일 인천시 자료를 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제2경인선 민자 적격성 조사를 철회했다.

민간 제안 사업 방식으로 제2경인선 타당성을 분석하는 민자 적격성 조사는 2023년 12월 착수됐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통해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제성 부족이 예상되자 민간 사업자는 1년여 만에 철회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민자 제안자가 사업 계획을 보완하고 국토부와 협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제2경인선은 남동구·연수구를 비롯해 경기 시흥·부천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을 연결하는 철도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1년 국토부가 고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에도 신규 사업으로 반영됐는데, 2년 뒤 제2경인선과 연계된 구로차량기지 이전이 사업성 부족으로 종결되자 민자 사업이 추진됐다.

대선 유력 후보들이 제2경인선을 지역 공약으로 꺼내 들면서 공회전을 거듭하는 사업이 동력을 얻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남동구 공약으로 '제2경인선 광역철도 건설 지원'을 약속했다. 공약 자료에 제시된 노선은 청학역에서 출발해 수인분당선 인천논현역과 도림동·서창동을 거쳐 서울 목동을 연결하는 방안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인천 교통 공약으로 '제2경인선 광역철도 건설 신속 추진'을 내놨다. 김 후보는 “광역교통망을 대폭 확충해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시민 출퇴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제2경인선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이 보완되더라도 민자 적격성 조사 재추진 절차를 거쳐야 하는 까닭이다. 시 관계자는 “국토부와 민자 제안자가 경제성 향상을 포함한 대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제2경인선 사업 중요도를 고려해 국토부와 협력 체계를 구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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