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셀트리온 두 축 중심
지역 신산업 전환 견인 평가 나와
李, 인천 K-경제 글로벌 관문 구상
金, 바이오 산업 공동연구센터 제안

지난 2000년. 인천 '의료용품(HS코드 30)' 수출액은 111만달러였다. 붕대·위생용품부터 혈액·면역제품·백신까지 포함하는 품목인데, 우리나라 돈으로 16억원 정도 되는 의료용품 수출 규모는 지난해 55억1639만달러인 7조8360억원으로 몸집을 불렸다. 24년 만에 5000배에 달하는 성장세. 같은 기간 인천 전체 수출액에서 의료용품 비율은 0.01%에서 9.3%까지 치고 올라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두 축을 중심으로 인천 바이오가 지역 신산업 전환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인천 바이오 성장은 수치로 입증됐고, 이제는 '대선'이란 바람을 타고 산업 전략과 지원 체계가 완성될 차례다.
전통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인천 경제 지형은 송도국제도시 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과 같은 글로벌 바이오기업들로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된다.
우선 이런 성과에는 인천 자체적으로 꾸린 바이오 핵심 전략산업 육성 정책이 역할을 했다.
거기다 지난해 6월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바이오특화단지)'를 유치하면서 세계 1위 바이오 메가 클러스터 조성의 발판까지 마련했다.

바이오특화단지는 송도바이오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남동국가산업단지(바이오 원부자재 및 소부장 육성 거점)'와 '영종지역(바이오 글로벌 협력 거점)'을 연결하는 '바이오-트라이앵글 특화단지'를 수립하는 게 큰 틀이다.
인천시가 발표한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육성계획'을 보면, 이번 사업으로 37조4606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예측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내외 바이오 제조업과 원부자재 공급산업을 활성화하고, 상생 협력의 기회를 창출한다.
부가가치 효과도 16조1859억원에 이른다. 또한, 12만9209명 규모 고용 창출이 예상돼 청년과 전문 인력에 대한 고용 기회도 대폭 확대된다.
시는 특화단지 내에서 연구·임상·생산을 아우르는 완결형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연구기관, 대학, 병원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연세대, 인하대, 인천대를 비롯한 9개 대학과 협력해 첨단 바이오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세브란스병원, 가천대 길병원 등 병원과 함께 글로벌 수준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6월3일 치러지는 대선 정국은 인천 차원의 바이오 산업 활성화가 국가적 지원을 등에 업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인천 바이오클러스터 확대 흐름은 정당 상관없이 후보들 주요 공약 키워드로 부각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송도 바이오 메가 클러스터'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며 인천을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바이오 산업을 5대 첨단기술 가운데 하나로 분류해 공동연구센터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
지역 업계 한 관계자는 “송도는 이미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생산·연구 인프라를 갖춘 상태지만 주로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어 아직 지역 경제 전반에 핏줄처럼 생태계가 조성되진 못했다”고 평가하며 “산·학·연 연계 기반, 기술 이전, 창업 활성화 등 지원으로 인천이 'K-바이오 허브'로 도약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바이오가 인천의 미래가 되려면 지역과 기술, 사람을 잇는 환경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