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청년 봉사꾼’ 활동...지역아동센터 도움 활발
지원은 물론, 직접 구슬땀 흘려 일하기도
남승철 대표 “청년들에게 선한 영향력 전달되면 좋겠다”

 

▲율전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낡고 불편한 책상을 교체하고, 정전이 잦았던 전기 설비를 교체하는 등 도움을 준 남승철(37) 청년 봉사자에 대해 고마움을 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지역아동센터
▲율전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낡고 불편한 책상을 교체하고, 정전이 잦았던 전기 설비를 교체하는 등 도움을 준 남승철(37) 청년 봉사자에 대해 고마움을 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지역아동센터

수원시에서 ‘지원 사각지대’ 아동복지시설을 돕기 위한 30대 청년의 선행이 수개월째 이어져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그의 활동은 앞서 인천일보의 사람들 소식을 통해 알려진 바 있는데 “한 번이 아니라 계속해서 아이들을 돕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인천일보 6월 3일자 16면 3년간 끊임없는 선행…‘청년 봉사꾼’의 아름다운 꿈>

 

▲고칠 수 없었던 아이들의 공간, ‘온정’으로 변하다

20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 율전동서 50여명 아이들이 생활하는 율전지역아동센터는 노후화된 시설 탓에 전기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는 문제를 앓아왔다.

한꺼번에 가전제품 등으로 전기사용량이 늘어나면 정전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주방 일을 할 때 에어컨과 선풍기를 쓰지 못하고, 반대로 가전제품을 쓰면 주방일을 못 하는 불편함이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옛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 사용됐던 1인용 책상을 여러 개 다닥다닥 붙여 사용했다. 책상은 낡은 데다 높낮이가 달라 아이들의 학습 및 생활에 지장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해당 센터는 이 같은 고충이 완전히 해소됐다. 한 봉사자가 찾아와 모두 지원했기 때문이다. 그는 남승철(37) ㈜대승통신(SK텔레콤 대승대리점) 대표다. 남 대표는 당시 전기 설비 전문 업체에 의뢰, 시설에 더 이상 전기가 끊기는 일이 없도록 보수공사를 진행했다. 또 자신이 직접 기존 책상을 모두 철거하고, 최신 6인용 책상 8개를 내부에 새로 들였다. 필요한 비용은 모두 자비로 충당했다.

덕분에 개선된 환경에서 지내게 된 아이들은 새 책상에서 웃으며 공부하는 모습, 감사의 마음을 담은 그림 출력물을 들고 있는 사진 등을 남 대표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대표는 앞서 3년 전부터 지역 내 여러 민간단체를 통해 후원과 봉사를 하다가, 지난 4월 들어선 사내 ‘사회 환원팀’을 발족해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도움의 손길을 펴기로 했었다.

이런 결심은 지역아동센터가 놓인 현실과 관련이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취약계층 아동(18세 미만)에게 돌봄·교육·급식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시설로, 1980년대 빈민 지역 ‘공부방’이 2004년 법제화되며 제도권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운영비‧인건비에 대한 최소한의 정부 지원을 받고, 이마저 설립 2년이 지나야 대상 선정 심의를 받을 수 있다.

소규모로 운영되다 보니 타 시설에 비해 민간기업 등의 후원도 흔치 않은 실정이다.

▲지난 9일 수원 상상캠퍼스에서 열린 지역아동센터 축제 모습. 남승철(37) ㈜대승통신(SK텔레콤 대승대리점) 대표가 후원에 나섰고, 당일 현장에서 안전 요원으로 봉사를 했다. /사진제공=지역아동센터
▲지난 9일 수원 상상캠퍼스에서 열린 지역아동센터 축제 모습. 남승철(37) ㈜대승통신(SK텔레콤 대승대리점) 대표가 후원에 나섰고, 당일 현장에서 안전 요원으로 봉사를 했다. /사진제공=지역아동센터

▲후원에다 일손까지…“너무 고마운 일”

우연히 시설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된 남 대표는 6월 매탄3동 매여울지역아동센터에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시작, 필요한 물품을 곳곳에 전달하는 등 움직였다.

이달 9일에는 수원지역아동센터연합회로부터 1000명 이상 아이들이 참여하는 첫 축제장(지아센 꿈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곤, 25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동시에 행사장 풍선아트 부스를 마련하거나 푸드트럭 섭외, 테이블 대여 등도 남 대표가 맡아서 추진했다.

그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9명 지인에게 부탁한 뒤 현장에서 주차안내 등의 안전요원으로 일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9일 수원 상상캠퍼스에서 열린 지역아동센터 축제에서 봉사에 나선 남승철 대표와 센터 관게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 행사는 여러 지원이 모여 처음으로 개최된 것이다. /사진제공=지역아동센터
▲지난 9일 수원 상상캠퍼스에서 열린 지역아동센터 축제에서 봉사에 나선 남승철 대표와 센터 관게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 행사는 여러 지원이 모여 처음으로 개최된 것이다. /사진제공=지역아동센터

한지혜 율전지역아동센터장은 인천일보와 통화에서 “센터에서 정말 필요했던 것을 해주고, 특히 엘리베이터도 없는 3층 건물인데 직접 하나하나 낡은 책상을 빼는 등 고생을 해줬다”며 “축제까지 발 벗고 나서줘 우리만 아니라 수원의 지역아동센터에게 정말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남승철 대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분들에 비하면 한 게 없는 것”이라며 “계속 봉사를 실천해 실질적인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면 만족한다. 또 이런 작은 선행도 정말 필요한 곳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선한 영향력이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봉사를 향한 의지가 더욱 강해진다”고 덧붙였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저작권자 © 인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