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공항 향방은" 정부 연구
교통부 막바지 검토...정책 이목
인천.김포, 미래 수요 흡수 난망
도, 첨단산업 밀집...신설 기대감

‘수도권 신공항’ 가능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조사가 마무리되면서 향후 정책 방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항공 수요 증가와 시설 포화가 예고됨에 따라, 인구·산업·경제 기반이 집중된 경기권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일보 5월 8일자 1·3면>
24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월 ‘수도권 공항의 항공운송 처리능력 분석 연구용역’이 마무리됨에 따라 최근까지 마무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추진된 이 연구는 인천·김포 등 수도권 공항의 항공운송 처리능력을 시나리오별로 진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용역을 맡았다. 인천·김포뿐 아니라 중부권까지 분석 대상이다. 수도권 공항 시설·운영 조사, 공역 구조 분석, 항공운송 수요 평가를 비롯해 효율적 공항 활용 방안을 위한 정책 제언이 포함돼 있다.
사실상 수도권 공항 추가 확장 여부나 복수공항 체계 도입 가능성을 판단할 중요한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은 연간 1억명 이상을 수용하는 ‘세계 3대 메가 허브’로 성장했지만, 장기적인 미래 수요까지 흡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수립한 ‘제6차 공항종합개발계획(2021~2025)’은 인천공항 연간 여객 수요가 2035년 1억1356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때부터 기준보다 수백만명이 초과된다.
2040년 이후에는 공급력 차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급기야 대통령 선거 기간인 지난 5월, 시민사회단체가 인천공항 여객 수용 능력에 대한 해법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설 확장도 인근 도시개발로 인한 부지 부족 등으로 한계가 있다. 인천공항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단계 확장 공사를 마쳤으며, 5단계는 설계조차 완성되지 못했다.

또 다른 수도권 공항인 김포국제공항도 한계는 마찬가지다. 인구가 밀집한 도심 속에 자리해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야간 비행이 금지돼있다. 비행 반경도 2000㎞로 제한돼 여객 노선을 확대할 수 없는 상태다. 우리나라 항공 물류의 경우, 인천공항에 90% 비중이 집중돼있는 구조다.
다른 공항은 노선과 산업, 도로 인프라 부족 등으로 수출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이에 경기도에 제3의 수도권 신공항을 신설하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경기도를 중심으로 한 국제공항은 2021년 처음 공항종합개발계획에 ‘중장기 신설 검토’로 반영된 바 있다. 도는 민선 8기 시작부터 공항 필요성에 대한 공론화를 거쳐 지난해 11월 후보지 3곳을 복수 선정한 상태다.
화성 화옹지구, 평택 서탄면, 이천 모가면 등 3곳이 모두 경제성(B/C 지수 1.0 이상)이 입증됐다. 2065년 기준 여객 1755만명, 화물 35만톤 이상 등 수요가 예측됐다.
도는 반도체·자동차·바이오·첨단 제조 공급망이 밀집된 지역이다. 화성·평택·오산·수원·용인 등에는 국내 생산·수출의 핵심 기업들이 모여 있다. 특히 정부는 2047년까지 약 600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지인 ‘K-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연구 소식은 지역사회의 기대감을 더 키우고 있다. 실제 지난 22일 화성시민 150여명은 ‘화성 서부 발전 세미나’를 열어 경기국제공항이 글로벌 공급망·첨단산업 거점의 핵심 시설이라는 목소리를 냈다.
김애화 화성 화옹지구 서부발전협의회장은 “도가 공항 복수 후보지로 선정한 화성 화옹지구 간척지는 수도권 남부와 서해안권을 잇는 교통·산업의 요충치다. 화성 서부의 발전 잠재력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구용역에서 도출된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데 수도권 공역 구조, 항공교통 패턴 등이 담겨 있어서 결과를 공개할 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