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미군 공여지·군사·상수원 규제 등 현안 청취
李대통령 “분단·규제로 희생만 강요받은 경기북부···부처 협의로 불합리한 부분 신속 처리”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경기 파주시 라이브러리스테이 지지향에서 열린 '경기 북부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경기 파주시 라이브러리스테이 지지향에서 열린 '경기 북부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 전체를 위해 수십 년간 특별한 희생을 감내하고도 늘 변방으로 남겨진 경기북부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며 접경지역 지원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분단의 경계에 선 경기 파주에서 미군 반환 공여지, 군사·환경 규제 등 이른바 ‘특별한 희생’을 치른 경기북부 현안을 전면에 올려놓고 “기회와 희망의 땅으로 바꾸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다.

14일 경기 파주시에서 열린 ‘경기북부의 마음을 듣다–분단의 경계에서 기회와 희망의 땅으로’ 타운홀 미팅에서 이 대통령은 “경기북부, 경기도민 여러분을 만나 뵙게 돼 반갑다. 역시 본거지에 오니 반응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을 회상하며 북부지역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시 꺼냈다. 이른바 ‘특별희생에는 특별지원이 따라야 한다’는 취지의 원칙을 재확인시켰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 살림을 하다가 나라 살림을 맡게 됐지만, 도지사 권한으로는 하고 싶어도 못한 일이 많았다”며 “그 중 하나가 특별한 희생을 치르면서도 늘 배제돼 온 경기북부 문제”라고 했다.

특히 미군 반환 공여지 사례를 들며 “조금만 더 신경 쓰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수십 년 방치해 온 게 늘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동두천의 상습 수해 문제도 꺼냈다.

이 대통령은 “매년 수재가 반복되는데, 반환 공여지 땅 조금만 넘겨주면 준설을 통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했지만 십수 년간 진척이 없었다”며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께 기회 있을 때마다 건의해 동의서 한 장을 받으니 바로 처리가 됐고, 그 뒤로 반복되던 수재가 사라졌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제는 여러 부처를 한 번에 움직일 수 있는 자리에 와 있다. 국방부 장관, 행안부 장관도 이 자리에 있는 만큼 필요한 사안은 부처들이 신속하게 협의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지 않다면 최대한 빨리 처리하겠다”며 “주민 여러분도 좋겠지만, 나 역시 그런 일들을 해결할 때 가장 보람과 즐거움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군사·환경 규제로 인한 북부 주민들의 박탈감도 정면으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군사지역이다 보니 억울한 일을 많이 겪어야 했다. 가평·남양주는 상수원 규제로 피해만 보면서도 특별한 혜택이 없어 답답했을 것”이라며 “각종 권리 행사가 제한되는 과정에서 ‘국가 전체를 위해 희생만 강요받는다’는 생각이 깊게 자리 잡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북부는 분단과 규제가 겹쳐 국가를 위해 희생만 강요받았다는 인식이 깊은 곳”이라며 “오늘은 미군 공여지, 군사 규제, 상수원 규제로 인한 억울함을 포함해 앞으로 어떤 발전 경로를 만들어갈지 주민 여러분 말씀을 먼저 듣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 이 대통령은 “여기는 국민이 직접 대화하는 자리”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객석 중앙에 일반 시민들과 함께 앉아 있던 단체장과 여당 의원들을 향해 이 대통령은 “발언 기회는 없지만, 바쁜 국정을 뒤로하고 와줬으니 인사 정도는 드리는 게 예의”라며 한 명씩 앞으로 불러 세워 경기도민들에게 소개했다.

파주를 지역구로 둔 윤후덕·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먼저 소개됐고, 이재강·박지혜·최민희·김용민·김병주 의원 등이 차례로 호명됐다. 이 대통령은 “요즘 얼굴을 자주 못 봐 섭섭했는데 반갑다”고 말하며 웃음을 끌어냈다.

김승원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에 대해선 “남부 지역이긴 하지만 북부와 떼려야 뗄 수 없다”며 배경을 곁들여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 도중 “경기도지사도 오셨으니 박수 부탁드린다”며 김 도지사를 다시 한 번 세워 눈길을 모았다.

이날 타운홀 미팅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일 파주시장,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관계부처·지자체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민주당에선 박지혜·이재강·윤후덕·박정·이기헌·김영환·최민희·김용민·김병주 의원과 김승원 경기도당 위원장 등 경기 지역위원장들이 자리했고, 대통령실에선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문진영 사회수석,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 이선호 자치발전비서관 등 수석·비서관진이 함께했다.

/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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