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선택급식, 564곳 개교로 확대
개선없이 형태 변경은 '시기상조'
조리사 “업무 형태 ·제도개선 함께”

더 세진 급식실 업무…종사자 곡소리
▲ 발안초 급식실에 설치된 천장형 에어컨이 전부 고장 났다는 표시가 적혀 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 발안초 급식실에 설치된 천장형 에어컨이 전부 고장 났다는 표시가 적혀 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경기도교육청이 자율선택급식을 확대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급식실 종사자들의 아우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는 이들은 업무 형태와 제도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학생과 종사자 모두 만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천일보 7월10일자 6면 숨막히는 조리실, 조리사들 병든다>

18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교육청은 자율선택급식 운영학교를 지난 7월부터 564개교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250개교, 올해 1학기에는 527개교였다.

자율선택급식은 학생이 식단, 식사량 등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급식 방식이다. 도교육청은 이번 달 조리 종사자를 대상으로 유튜브 온라인 연수도 실시했다.

급식 종사자들과 교원단체들은 자율선택급식 운영학교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종사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해 건강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 개선 없이 급식 형태를 바꾸는 건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고양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영양사 A씨는 자율선택급식 정책으로 인해 급식실 근무자들의 업무 환경이 더 거세졌다고 전했다.

A씨는 “6명이 680인분을 조리하고 자율 배식대에 반찬통이 빌 때마다 조리사들이 교체해주고 있다”며 “급식실이 비좁아 통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번거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인 시설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급식 방식 변경은 무리한 시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교사노조 관계자는 급식실 시설 개선과 학교 시설 개선이 따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창틀 같은 시설을 공사할 때 급식실은 묶이지 않고 따로 진행해야 한다”며 “시설 관리의 경우에도 영양교사들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폐식용류 보관 장소가 없어 학교 쓰레기 처리장에 임시 보관해 날이 더우면 자연 발화돼 불이 나는 등 여러 분야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자율선택급식으로 인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줄이기 위해 시설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시설과 기구의 자동화가 종사자들의 환경 개선과 함께 갈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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