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0쌍→올해 500쌍…18년 만에 16배 급증
김기호 위원장 “생태관광 자원으로 널리 알려야”

▲ 연평도 구지도에 천염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저어새가 모여있는 모습.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연평도 구지도에 천염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저어새가 모여있는 모습.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저 멀리 보이는 작은 섬이 저어새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번식하는 보물섬이에요.”

2025년 6월 22일 김기호 연평생태관광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연평도에서 1.5㎞ 떨어진 무인도 ‘구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구지도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05-1호로 지정된 저어새의 국내 최대 번식지다. 

저어새는 주걱처럼 넓적한 검은색 긴 부리로 물속을 좌우로 저으며 먹이를 찾는 습성 때문에 이같은 이름이 붙어졌으며 전 세계에 약 7000마리만 남은 희귀종이다.

▲ 저어새는 주걱처럼 생긴 긴 부리로 물속을 좌우로 저으며 먹이를 찾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저어새는 주걱처럼 생긴 긴 부리로 물속을 좌우로 저으며 먹이를 찾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구지도에서 번식하는 저어새 개체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7년 처음 30여 쌍이 확인된 이후 매년 수가 늘어 2023년부터는 400쌍 이상이 안정적으로 번식하고 있다. 최근에는 400~500쌍이 관찰됐으며 개체 수로는 약 1000마리에 달한다.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상임이사는 “구지도는 인천에서 가장 중요한 물새 번식지”라며 “전국적으로 20~30개 가까운 저어새 번식지가 확인됐는데, 구지도가 가장 많은 수가 번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구지도에는 저어새 외에도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등 다양한 멸종위기 조류가 서식한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구지도에는 저어새 외에도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등 다양한 멸종위기 조류가 서식한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구지도는 ‘특정도서’ 633호로 지정된 무인도로, 생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보호 구역이다. 저어새 외에도 멸종위기종 1급인 매와 노랑부리백로, 2급인 검은머리물떼새를 포함해 가마우지, 괭이갈매기, 백로 등 다양한 조류가 이곳에서 서식한다.

구지도가 저어새의 대표 번식지로 자리 잡은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섬 주변 물살이 세다 보니 포유류의 접근이 어려워 외부 간섭이 거의 없다. 게다가 남동유수지 같은 인공 섬에 비해 규모도 크고, 섬 대부분이 탁 트인 초지 형태로 유지돼 울창한 숲을 꺼리는 저어새에겐 최적의 서식 환경이다.

▲ 구지도는 탁 트여 있어 저어새가 서식하기 최적의 환경이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구지도는 탁 트여 있어 저어새가 서식하기 최적의 환경이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저어새는 3월부터 9월까지 구지도를 비롯해 남동유수지, 저어도 등 서해 일대에서 번식하고, 10월이면 대만과 중국, 홍콩 등지로 이동해 겨울을 난다.

김기호 위원장은 “인천을 상징하는 깃대종이 저어새인데도 정작 연평도 바로 옆에 있는 구지도에 이렇게 많은 저어새가 산다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며 “이런 소중한 자원을 생태관광 자원으로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인터렉티브 기사 링크: [섬, 하다] 연평도서 1.5㎞ 떨어진 ‘보물섬’…저어새 1000마리 깃든 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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