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0쌍→올해 500쌍…18년 만에 16배 급증
김기호 위원장 “생태관광 자원으로 널리 알려야”

“저 멀리 보이는 작은 섬이 저어새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번식하는 보물섬이에요.”
2025년 6월 22일 김기호 연평생태관광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연평도에서 1.5㎞ 떨어진 무인도 ‘구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구지도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05-1호로 지정된 저어새의 국내 최대 번식지다.
저어새는 주걱처럼 넓적한 검은색 긴 부리로 물속을 좌우로 저으며 먹이를 찾는 습성 때문에 이같은 이름이 붙어졌으며 전 세계에 약 7000마리만 남은 희귀종이다.

구지도에서 번식하는 저어새 개체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7년 처음 30여 쌍이 확인된 이후 매년 수가 늘어 2023년부터는 400쌍 이상이 안정적으로 번식하고 있다. 최근에는 400~500쌍이 관찰됐으며 개체 수로는 약 1000마리에 달한다.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상임이사는 “구지도는 인천에서 가장 중요한 물새 번식지”라며 “전국적으로 20~30개 가까운 저어새 번식지가 확인됐는데, 구지도가 가장 많은 수가 번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구지도는 ‘특정도서’ 633호로 지정된 무인도로, 생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보호 구역이다. 저어새 외에도 멸종위기종 1급인 매와 노랑부리백로, 2급인 검은머리물떼새를 포함해 가마우지, 괭이갈매기, 백로 등 다양한 조류가 이곳에서 서식한다.
구지도가 저어새의 대표 번식지로 자리 잡은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섬 주변 물살이 세다 보니 포유류의 접근이 어려워 외부 간섭이 거의 없다. 게다가 남동유수지 같은 인공 섬에 비해 규모도 크고, 섬 대부분이 탁 트인 초지 형태로 유지돼 울창한 숲을 꺼리는 저어새에겐 최적의 서식 환경이다.

저어새는 3월부터 9월까지 구지도를 비롯해 남동유수지, 저어도 등 서해 일대에서 번식하고, 10월이면 대만과 중국, 홍콩 등지로 이동해 겨울을 난다.
김기호 위원장은 “인천을 상징하는 깃대종이 저어새인데도 정작 연평도 바로 옆에 있는 구지도에 이렇게 많은 저어새가 산다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며 “이런 소중한 자원을 생태관광 자원으로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인터렉티브 기사 링크: [섬, 하다] 연평도서 1.5㎞ 떨어진 ‘보물섬’…저어새 1000마리 깃든 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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