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특정 지역·시간대에 집중된 휴대전화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하면서 경찰이 해킹 범죄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에 나섰다.
이번 사건은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의 KT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주로 새벽시간대 특정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했으며 문화상품권 구매나 교통카드 충전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광명경찰서 접수 61건, 금천경찰서 접수 13건 등 총 74건 피해 사건을 이첩받아 병합 수사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현재까지 피해 규모는 광명지역 3800만원, 금천지역 780만원 등 총 4580만원으로 집계됐다. 첫 피해 신고는 지난달 27일 접수됐다. 가장 최근 발생일은 지난 5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모두 KT 가입자였으며 일부는 KT망을 경유하는 알뜰폰 사용자였다. 연령대와 휴대전화 기종, 개통 대리점 등은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악성 링크 접속이나 특정 앱 설치 정황은 공통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피해는 광명시 소하동과 하안동 아파트 단지에서 집중됐다. 일부 피해자는 범행 직전 카카오톡이 강제 로그아웃되는 현상을 겪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특정 지역과 시간대에 집중된 소액결제 범행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담팀을 기존 1개에서 4개 팀으로 확대해 피해자 진술과 거래 내역 분석 등을 진행 중이다.
KT는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소액결제 한도를 10만원 이하로 제한하고 이상 거래 발생 시 가입자에게 즉시 알림을 발송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범행 경로를 특정하기 어려운 초기 단계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