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직접적 위협 해양쓰레기
인천 앞바다 年 5000여 t 발생
어선 안전·어민 생계 '악영향'
대형 폐기물용 장비 굴업도뿐
전용 수거선 계류시설도 미비
![[바다는 쓰레기를 기억한다] 1. 섬마다 폐어구·부표 천지…어르신들 수거론 역부족](https://cdn.incheonilbo.com/news/photo/202508/1298811_623698_15.png)

인천 육지에서 62.5㎞ 떨어져 있는 옹진군 각흘도. 이곳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무인도였으나, 최근 해양쓰레기의 심각한 위협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소로 변해버렸다.
각흘도 바위 틈 사이가 폐어구, 스티로폼, 비닐 등 각종 쓰레기로 성인 키를 훌쩍 넘을 정도로 가득 차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스티로폼이었다. 바닷물에 부식돼 작은 알갱이로 변한 스티로폼들이 물 위를 떠다녔고, 그 근처에서 죽은 괭이갈매기 2마리가 발견됐다. 해양쓰레기가 환경을 넘어 생태계와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고 있다는 증거였다.
유인도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옹진군 연평도에는 조업 후 버려진 폐그물이 쓰레기 산을 이루며 썩은 냄새를 뿜었고, 백령도 해안가는 중국 쓰레기로 뒤덮였다. 굴업도에는 폐유에 절여진 중국산 부표까지 다양한 종류의 해양쓰레기가 섬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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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인천 앞바다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양은 매년 5000t 이상에 달한다. 2022년 5190t, 2023년 5512t, 지난해 5299t이 수거됐다.
해양쓰레기는 바다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한강과 육지에서 유입되며 그 양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어선의 안전을 위협하고, 해양 생물의 서식지를 훼손하며, 어민들의 생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어구에 섞인 물고기들이 어민들의 작업을 방해하고, 그 영향은 어업 전반에 걸쳐 확대되고 있다.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수거 체계는 미흡하다. 섬에 사는 어르신들이 공공근로 사업을 통해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다 보니 부피가 크거나 갯바위 등 진입이 어려운 곳의 해양쓰레기는 방치되고 있다. 모래에 박힌 폐그물과 같은 대형 해양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춘 섬은 인천에서 굴업도 단 한 곳뿐이다.
수거한 쓰레기를 육지로 반출하기 위해 지난 4월 운항을 시작한 해양쓰레기 전용 수거선 '옹진청정호'도 정식 계류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운항 실적이 당초 계획 대비 절반에 그친다.
인천일보는 8월8일 섬의 날을 맞아 인천 섬 8곳을 찾아 해양쓰레기 실태를 점검하고 수거 체계와 예산 등을 확인한 뒤 미국 하와이의 해양 보호 정책을 살펴본다. 인천과 하와이는 비슷한 해양 환경 문제를 안고 있으며, 공동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와이 사례를 통해 인천의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에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인천일보는 앞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인천 해양쓰레기 실태와 처리 정책, 하와이 사례, 전문가 의견 등을 살필 계획이다.
/정회진·이나라 기자 hijung@incheonilbo.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