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미군 반환 공여지에 대해 전향적 검토 지시
경기도 ‘공여지 발전종합계획 변경’ 공청회 개최
주민들, 지역 경제 활성화 위한 국가 지원 확대 요구
여의도 면적 30배 넘는 100㎢ 이상 미개발 상태
도 관계자 “재정 확보·법제도 개선 이뤄지길 기대”

이재명 대통령이 미군 반환 공여지에 대해 국방부에 전향적인 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도는 시·군별 공여지 개발계획 변경에 매진하고 있다. 일선 지자체들은 개발 여건과 수요에 따라 변경 추진하고 있는데, 이 같은 개발계획이 빨리 시행되려면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재원 조달과 법제도 개선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2일 오후 도청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발전종합계획 변경’을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는 반환된 미 공여구역·주변 지역 개발의 여건 변화, 정책 수요를 반영해 기존 발전종합계획을 실효성 있게 보완하기 위한 종합계획 변경의 절차 중 하나로 마련됐다.
변경안에는 의정부시 등 10개 시·군이 신청한 총 55개 사업(14조5661억원 규모)이 담겼다. 사업 종류별로 반환공여구역 개발 12건, 주변지역 지원사업(행정안전부) 21건, 주변지역 지원사업(관련 부처) 4건, 주변지역 지원사업(민자·지자체) 18건 등이다.
주요 반환공여구역 개발 변경안 내용을 살펴보면, 의정부 캠프 스탠리 도시개발사업(79만5995㎡)은 당초 이커머스(E-Commerce) 물류단지 조성사업 등으로 계획됐으나 IT클러스터 조성사업 등으로 변경됐다. 사업기간은 2020~2025년에서 2020~2035년으로 연장돼 있다. 의정부 캠프 레드클라우드 도시개발사업으로 계획됐던 이커머스 물류단지 조성 또한 2030년까지 농업복합시설(1만1612㎡) 조성으로 바뀌었다.
이와 함께 화성 매향 국제테마형 주택단지 조성(41만7032㎡)은 변경 후 해양테마파크 관광단지 조성으로 바뀌었다. 사업기간은 기존 2018~2022년에서 2024~2030년으로 변경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날 공청회 분위기는 여느 때보다 뜨거웠다. 전날인 1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방부에 경기북부 지역 내 미군 반환 공여지 처리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접경지역에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미 반환 공여지에 대해 법개정이나 장기임대를 통해서라도 개발을 촉진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시·군별 계획 변경에 대한 질의도 있었지만, 이와 별개로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시됐다. 실질적인 정부 지원과 투자 없이는 개발이 끝없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더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가 주도의 종합개발계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 경기지역 미군 반환 공여지는 전체 51곳 211㎢(6370만평) 가운데 34곳 173㎢(5218만평)에 이른다. 경기북부는 29곳 145㎢(4374만평), 남부는 5곳 28㎢(844만평)으로 북부에 집중돼 있다. 이 가운데 개발 부적합 등의 사례를 제외하면 실제 개발 가능한 곳은 22곳으로 집계된다.
상당수 부지는 여전히 개발 진행 중이다. 반환된 면적 중 약 17㎢만 지자체에 매각돼 개발이 이뤄졌고, 여의도 면적의 30배가 넘는 100㎢ 이상이 여전히 미개발 상태다. 지자체 재정 취약과 정부 지원 부족, 개발제한구역 등 법제도상 규제, 반환 지연 등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공여지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도는 새 정부에 현안 건의를 통해 경기북부 첨단 국가산업단지(신도시급) 조성을 제안하며, 반환 공여지와 군유휴지를 방산·연구·정주 기능이 있는 발전 거점으로 개발하자고 제시한 바 있다. 도는 ‘주한미군 공여구역 등 발전 및 지원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해 공여지와 주변 지역에 대한 지원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지시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있어야 실무 선에서 검토해볼 텐데 아직 국방부 검토 지시 수준이어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군 반환 공여지 개발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재정 확보와 법제도 개선에 대한 해법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박다예 기자 pdyes@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