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어르신 버스 무료화 난색 불구
최근 시행 계획 밝혀…졸속 논란
“재정 협의와 정책 검토도 없이
시장 지시만 따라 변경” 질타

월미도~연안부두 도로 사업 무산
“무리한 추진…용역비만 낭비”

▲지난 4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인천시 2026년 예산안 설명회’에 참석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내년도 예산안과 ‘아이 실버패스’ 추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일보DB
▲지난 4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인천시 2026년 예산안 설명회’에 참석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내년도 예산안과 ‘아이 실버패스’ 추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일보DB

인천시가 재정 부담을 이유로 인천시의회의 노인 버스 무료화 요청에 난색을 보인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만 75세 이상 어르신의 시내버스 무료 이용을 지원하는 '아이 실버패스' 사업 계획을 밝히자 이를 두고 “졸속 추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시의회에서 진행된 건설교통위원회의 시 교통국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종혁(더불어민주당·부평구6) 의원은 “재정 협의와 충분한 정책 검토 없이 인천시장 지시에 따라 즉흥적으로 정책 변경이 이뤄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 지적은 시의 내년도 교통복지 사업인 아이 실버패스를 겨냥한 발언이다. 유정복 시장은 이달 4일 내년도 예산안 설명회에서 아이 실버패스 시행 계획을 밝혔는데 앞서 지난달 16일 제304회 임시회 1차 건교위 회의에서 다뤄진 '인천시 노인 교통복지 지원 조례안' 심사에서 시가 해당 정책에 부정적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단비(국민의힘·부평구3)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례안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의 시내버스 요금을 무료화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당시 장철배 시 교통국장은 “65세 이상 어르신이 월 15회 이용한다고 했을 때 연간 150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면 무료화 방식은 재정 여건이나 제도 운영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 장 국장은 아이 실버패스는 정책 수혜자의 버스 이용 횟수를 월 8회로 산정한 반면,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조례안은 월 15회를 기준으로 삼아 사업 비용을 과도하게 추계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장 국장은 “당초에는 이용 횟수를 월 15회로 판단했는데 추후 정확한 통계 자료로 산출했더니 월 8회로 나와 변경했다”며 “만 65세 이상 어르신이 아이 실버패스와 동일하게 월 이용 횟수 8회로 계산하면 연간 83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아이 실버패스에 필요한 연간 예산은 340억원으로 예상된다. 장 국장은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거쳐야 해서 우선 6개월치 아이 실버패스 예산 170억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민선 6기 때 무산됐다가 민선 8기에 부활한 연안부두~월미도 연결 도로 건설 사업이 또다시 실패한 것을 두고 행정력 낭비라는 비판도 나왔다.

유 시장 1호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연계해 추진한 해당 사업은 중구 연안부두와 월미도를 잇는 약 2㎞ 구간 4차선 해저터널을 만드는 내용이다. 사업비는 전액 시비로 약 1500억원이 추산됐다.

시는 올해 용역비 1억2000만원을 들여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했고, 그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0.3'으로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석정규(민·계양구3) 의원은 “민선 6기에 실패한 사업을 재추진하려면 다른 대안과 방책을 갖고 용역을 추진했어야 했다”며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면서 용역비만 낭비했다”고 꼬집었다.

이 자리에서 시는 광역철도 대장홍대선 계양역 연장 추진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장 국장은 김종득(민·계양구2) 의원의 관련 질의에 “장래 계획을 볼 때 계양역이 더 타당하다고 판단해 우선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같은 날 건교위는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주민 900여명이 제출한 '송도 트램 즉시 추진 청원' 취지와 사업 필요성에 공감하고 오는 20일 본회의에 안건을 부치기로 했다.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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