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인 '생태전환교육'…살고싶은 녹색도시 밑거름
서울대학교 연계 '이공계 진로캠프'·'자연과학 특강'
기후위기·탄소중립시대 생태 감수성·행동역량 UP
교사 전문성 위한 '교과별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
영재교육 진행…수업 연계 다양한 프로젝트 등 활발
2029년까지 특화과제 중심 '교육의 질적 도약' 목표
김상숙 교장 “학생 정주할 수 있도록 미래교육 실현”

'살고 싶은 도시, 녹색 환경 도시'로 변모하는 시흥시엔 함현고가 있다. 시흥시의 학교들은 지구온난화의 위협에 취약한 해발고도가 낮은 지리적 특성과 높은 다문화 학생 비율 및 낮은 학력 수준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함현고 역시 이를 타파하기 위해 새로운 교육 방향을 모색했고, 생태 환경 체험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 탄소중립·에너지 교육을 아우르는 생태전환교육을 해답으로 얻었다. 그 바탕에서 자율형 공립고 2.0을 추진하게 됐다.
함현고등학교는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해 있다. 학교가 위치한 원도심은 반월·시화공단과 노후 아파트 단지로 구성돼 있으며, 인근 신도시는 대형 상가와 신축 아파트로 대비된다. 이런 지역 간 격차는 학업 수준이 높은 학생들의 신도시 학교 진학으로 이어져, 원도심 학교는 학업 저하와 다문화 학생 비율 증가라는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3년후 신도시에 고등학교가 신설돼 함현고는 학생 수 감소 위기에 직면했다. 함현고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함현고는 자공고 2.0의 목적을 ▲지역 정주여건 개선과 교육력 제고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우수사례확산 및 일반화 ▲학생 학력 향상과 맞춤형 교육 강화를 통한 공교육 책무성 제고 ▲협약 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미래 생태시민 육성 ▲생태전환교육 기반 함현 생태전환교육과정 운영으로 설정했다.

함현고등학교는 자공고 2.0 프로그램으로 서울대학교와 연계해 과학자와 함께하는 '이공계 진로캠프'를 진행했다. 이공계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방학 기간 중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내 이공계 연구실에서 5일간의 집중 프로그램으로 실험과 탐구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연구원 및 교수를 만나며 학문적 열정을 전달받고 진로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서울대학교와 함께하는 '자연과학 특강'도 진행됐다. 시흥 관내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월례 강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희망하는 주제를 선택해 수강했으며 프로그램은 월 1회씩 수요일 저녁 18시부터 20시 30분까지 총 7회 운영됐다. 이 중 4회는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에서, 1회는 ABC 행복학습타운에서 진행됐다.

1학년 학생들이 모인 동아리 '이그니션' 임용준(17)군은 동아리 활동 후 “서울대학교 과학교육과를 방문한 후 화학, 환경, AI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진로와 관심 분야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면서 “곽성준 박사님의 실험실에서는 나노물질의 특성과 빛의 산란에 대한 실제 실험을 체험하며, 이론이 아닌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과학의 재미를 느겼다”고 소감을 말했다.
함현고등학교는 시흥시청, 시화호 지속가능파트너십, 시화호조력발전소, 시흥환경운동 연합 연계 교육과정으로 2025학년도 생태전환 체험학습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시대에 필요한 생태 감수성과 행동 역량도 길렀다. 1학년 307명, 2학년 340명, 총 647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기말에 실시됐으며, 시흥시 갯골생태공원, 시화호 크린에너지센터 등에서 생태환경과 에너지 전환에 대해 학습했다.

이외에도 교사의 전문성 진장을 위한 교과별 전문적학습공동체도 운영했다. 시험 기간 및 공강 시간에 교과별 활동을 진행했고, 지역사회의 생태 탐방을 실시했다. 과학과에서는 제부도 조간대 현장 탐구 활동을 통해 생물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심화했다.
영재교육도 진행됐다. 매주 화, 목요일 총 102시간 영재학급 학생을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 주제를 활용해 환경, 사회, 경제 분야의 복합적 문제를 인식하고 협력적이며 책임감 있는 태도를 길렀다. 학생들은 주제별 탐구 활동과 논문 작성, 탄소중립 한마당 부스등을 운영했다.
영재학급에 참여한 이아린(18)양은 “저는 2025년 서울대학교 융합과학 진로캠프에 참여해 나노화학을 주제로 캠프 교육을 이수했다. 진로 캠프에서는 금, 은 나노 입자를 직접 합성하고 TEM, UV-Vis 분광기 같은 기기를 활용해 임자의 크기와 광학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 경험들을 통해 과학적 탐구력과 데이터 해석 능력을 기를 수 있었고, 나아가 연구 과정을 직접 수행해 보면서 진로와 관련된 실험적 역량과 전문성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과속 생태전환교육도 진행했다. 수업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젝트와 체험 중심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학생들은 생태적 가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환경과 생명의 소중함을 깊이 인식하게 됐다. 또 일상 속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려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며, 생태전환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실천 의지를 기르는 데 큰 효과를 었었다.
생태전환 체험학습에 참여한 김영도(17)군은 “시흥시에서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서 제안했는데 저희 모둠은 '포도 정책'을 제안했다”며 “포도정책은 탄소(포)인트 교환제(도)의 줄임말인데 시흥시, 혹은 타지역 투명플라스틱 회수 기계에 플라스틱을 재활용시키면 일정 개수마다 탄소포인트를 교환해 주는 정책으로 환경도 살리고,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함현고등학교는 앞으로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발전 전략을 기반으로 2025년부터 2029년까지 각 분야별 특화 과제를 중심으로 교육의 질적 도약을 이룬다는 목표를 세웠다. ▲진로 중심 선택형 교육과정 강화 ▲논술형 평가 확대 및 과정중심 평가 정착 ▲지역연계교육 중점 운영 ▲에듀테크 집중 추진 ▲인성교육 및 진로교육 중점 추진 등이다.
김상숙 함현고등학교 교장은 “함현고등학교가 생태전환교육을 교육과정으로 구현해 진로진학으로 연계하는 삶과 연계한 지역교육과정을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정주할 수 있도록 미래교육을 실현하겠다”며 “학생 개개인의 자율성과 책임을 바탕으로 생태 감수성과 문제해결역량을 갖춘 미래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교직원이 전문성과 열정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성장을 정성껏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고륜형 기자 krh0830@incheonilbo.com
※ 본 글은 경기도교육청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