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호우경보·강풍주의보
옹진군 누적 240.6㎜ 비…최다
도로·아파트 등 잇단 침수 피해

중구서 차 미끄러져 운전자 사망
서구 상인 "물이 무릎 높이까지"
박촌역도 잠겨 운행 일시 중단

기상청, 내일까지 50~150㎜ 주의보

▲ 13일 인천 서구 중봉대로 인근에 갑작스런 폭우로 도로에 물이 차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양진수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13일 인천 서구 중봉대로 인근에 갑작스런 폭우로 도로에 물이 차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양진수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에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지역 곳곳이 침수되거나 열차가 멈추는 등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1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8시30분을 기점으로 인천 전역에 호우 경보와 강풍 주의보가 발효됐다. 호우경보는 3시간 동안 강우량 90㎜ 이상이거나 12시간 강우량 180㎜ 이상이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인천 옹진군에는 누적 강수량 240.6㎜의 비가 쏟아지며 인천지역 중 가장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서구 213.5㎜, 계양구 211.5㎜, 중구 172.1㎜, 미추홀구 171㎜, 강화군 156.8㎜ 순이었다. 최대 시우량은 옹진군 덕적면 149.2㎜로 기록됐다.

▲ 13일 오전 내린 집중호우로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 일대가 침수된 모습 / 사진제공=독자
▲ 13일 오전 내린 집중호우로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 일대가 침수된 모습 / 사진제공=독자
▲ 13일 오후 찾은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 내 한 상가에 영업을 하지 못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 13일 오후 찾은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 내 한 상가에 영업을 하지 못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로 피해가 계속되면서 신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119에 접수된 인천지역 집중호우 피해 신고 건수는 239건으로 집계됐다. 

오전 7시20분쯤 중구 운서동에서는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호수로 추락하면서 운전자인 40대 A씨가 숨졌다.

사고 지점은 공사 현장이라 도로 안전펜스가 끊겨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목격자가 있었지만 잘못 본 줄 알고 사고 발생 30분 후에 신고를 해 구조가 지연됐다”며 “비가 많이 와 차량은 인양하지 못하고, 운전자만 구조했다. 사인은 익사로 나왔으며, 부검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한 폭우로 인천 지역 곳곳에 도로와 건물이 침수되는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 13일 정오쯤 침수로 인해 열차가 무정차한 인천도시철도 1호선 박촌역이 2시간여만에 정상화됐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 13일 정오쯤 침수로 인해 열차가 무정차한 인천도시철도 1호선 박촌역이 2시간여만에 정상화됐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오전 10시49분쯤 동구 송현동 한 아파트 담장 및 구조물이 붕괴됐으며, 오전 11시20분쯤 중구 북성동1가 인천 월미바다열차역 밑에서는 승용차가 침수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서구 정서진중앙시장과 강남시장이 침수되며 성인 정강이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며 상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정서진중앙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조 모(48) 씨는 “약 10분 만에 순식간에 물이 무릎까지 차올랐다”며 “가게 안으로도 물이 들어와 오후 2시까지 청소를 했다. 김치냉장고도 고장이 나 안에 있는 반죽 등을 다른 냉장고로 옮겨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침수를 피했다는 50대 상인 나 모 씨는 “소방과 지자체에서 배수펌프를 가져와 물을 빼는 동안 계속 물이 쏟아지고 그랬다”며 “(경사가 높은) 위쪽으론 다행히 큰 피해가 없었지만, 장사를 오래 하다보니 주변에 다 아는 사람들이라 피해를 입어도 해줄 게 없고 그저 안타깝다. 밤에도 비가 온다는 데 걱정이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야 할 거 같다”고 했다.

여기에 이날 오전 11시10분쯤에는 경인선 1호선 주안역과 부평역을 잇는 상·하행선 열차가 중단됐다. 이후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1시간 5분 만인 낮 12시15분쯤 운행이 재개됐다.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 역사가 침수되며 한 때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배수 작업 등을 마치고 오후 2시15분쯤부터 정상적으로 운행을 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는 내일까지 50~150mm의 비가 내리며 많은 곳은 200mm이상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라며 “천둥·번개가 치고 돌풍이 부는 곳이 있으니, 시설물 관리 등 안전사고에 유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곽안나·전민영·정혜리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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