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 지연에 시민 불만 고조
시의회·시민단체 “국토부·대광위 결단” 촉구

 

▲ 7월 18일 오후 5시 30분 퇴근시간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모습. 승객들이 지하철 승강장이 아닌 개찰구부터 승차를 위한 긴 대기 줄에 서 있다.
▲ 7월 18일 오후 5시 30분 퇴근시간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모습. 승객들이 지하철 승강장이 아닌 개찰구부터 승차를 위한 긴 대기 줄에 서 있다.

김포시의 교통난이 한계점에 도달했으나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과 관련한 정부 발표가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시민 불만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포 골드라인의 혼잡률은 이미 적정 수준을 넘었지만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와 국토교통부는 BC값(비용 대비 편익)과 노선 갈등을 이유로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입주가 진행 중인 한강신도시, 컴팩트시티2 등의 개발로 교통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골드라인은 2량짜리 소형 전동차로 출퇴근 시간대 혼잡률은 250%를 넘었다. 증차나 배차 간격 조정만으로는 수송 한계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골드라인 차량을 늘려 배차간격을 줄였지만, 시민들은 지하철 5호선 연장 등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골드라인 사우역 역사 입구에 게첨된 현수막.
▲ 골드라인 차량을 늘려 배차간격을 줄였지만, 시민들은 지하철 5호선 연장 등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골드라인 사우역 역사 입구에 게첨된 현수막.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지하철 5호선 연장이 절실하다. 방화역에서 김포 장기역까지 25.8㎞ 구간으로, 총사업비는 3조 3000억원이 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된 후 2023년 8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현재 KDI가 예타를 진행 중이지만, 2024년 6~7월로 예정됐던 결과 발표는 지자체 간 갈등과 내부 검토 등을 이유로 무기한 연기됐다. 대광위가 7월 공청회를 마쳤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사업 지연의 핵심은 노선 문제다. 인천시는 검단 구간 4개 역 신설을, 김포시는 2개 역을 주장하며 이견을 보였다. 이는 노선 길이와 비용, BC값에 직접 영향을 준다. 

BC값 자체의 신뢰성에 대한 비판도 있다. 인천2호선, 부산김해경전철, 의정부경전철처럼 BC값 1 미만임에도 개통된 선례가 있다. 대부분 지하철은 만성 적자지만, 교통복지와 지역 균형발전의 정책적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예타 발표가 수차례 연기되면서 시민들은 정권 교체 이후 정부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드러낸다. GTX-A, 부산도시철도 연장 등 과거 사례처럼 정권 변화에 따른 사업 속도 차이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 한강신도시, 컴팩트시티2 개발로 교통 수요가 급증해 출퇴근 시간대 혼잡률이 250%가 넘었다. 하지만 국토부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의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발표가 늦어지면서 김포 시민들 불만은 최고조로 달하고 있다. 사진은 사우역으로 진입하고 있는 김포골드라인.
▲ 한강신도시, 컴팩트시티2 개발로 교통 수요가 급증해 출퇴근 시간대 혼잡률이 250%가 넘었다. 하지만 국토부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의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발표가 늦어지면서 김포 시민들 불만은 최고조로 달하고 있다. 사진은 사우역으로 진입하고 있는 김포골드라인.

김포시의회와 시민단체는 “국책사업을 정치로 지연시켜선 안 된다”며 정부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 철도망 계획대로만 진행해도 이미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김포골드라인을 직접 탑승해 “숨 막힌다”라고 표현하며, BC 값만으로 판단해선 안 되고 교통복지와 균형발전이 핵심 기준이라며 김포시에 대한 1호 공약으로 5호선 연장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의 약속을 기억하는 시민들은 정부의 이행 여부에 주목하고 있으며,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5호선 연장 필요성은 명확하다. 김포 시민들 여론은 정부와 정치권이 더 이상 결정을 늦춰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시민들은 “정당을 떠나 교통 개선이 우선”이라며 초당적 협력을 촉구하고 있다.

/김포=글·사진 박성욱 기자 psu196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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