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일인 4일 인천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탄핵 선고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일인 4일 인천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탄핵 선고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와!”

“대박이다. 지금 탄핵된거야?”

4일 오전 11시20분쯤 인천 계양구 안남고등학교.

안남고 1학년7반 TV모니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선고 생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옆친구와 의견을 나누며 영상을 보는 학생도 있었고, 숨 죽이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선고에 집중하는 학생들도 보였다. 

11시22분쯤 문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선고 주문을 읽자, 교실에는 작은 탄성과 함께 박수 소리가 들렸다.

앞서 인천시교육청은 지역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자율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 선고 방송 시청을 실시하라는 공문을 각 학교에 전달했다. 

학생들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영상을 통해 헌법기관의 기능을 직접 경험하고, 민주적 의사 결정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일인 4일 인천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탄핵 선고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일인 4일 인천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탄핵 선고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이광국(49) 안남고 교사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생중계를 시청하는 계기교육을 실시했다.

탄핵 선고가 끝난 후에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헌법적 질서를 지키기 위해 국민 각자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자세는 무엇인가’ 등 대한민국의 헌법과 그 의미를 익히기 위한 수업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다소 딱딱하고 어려운 헌법과 법적 절차들에 대해 더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안남고 1학년 A양은 “사실 선고 내용이 어려워,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면서도 “선생님이 주신 탄핵심판 선고 절차를 보면서 영상을 보다 보니, 조금씩 ‘지금 이부분이구나’하고 이해가 갔다”고 말했다.

B양은 “친구, 가족들과 ‘뭐가 맞는 선택일까’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나눴다. 역사적인 순간을 친구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중요한 사회 이슈가 있으면, 학교에서 다같이 이야기 나누면서 보고 싶다”고 밝혔다. 

C양 역시 “현직 대통령 탄핵으로 배우니, 매일 교과서에서 보는 딱딱한 법과 정치 내용들 보다 재밌었다”며 “그거면 된 거 아니냐”는 의견을 나타냈다.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일인 지난 4일 인천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탄핵 선고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일인 지난 4일 인천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탄핵 선고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이 교사는 “‘정치적’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이지만 ‘정치’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며 “우리 아이들이 이번 수업을 통해 민주주의를 배우고, 고민과 토론을 통해 좀 더 심도 깊은 사고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영상 시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이 생각보다 더 집중해서 영상을 시청하고, 수업을 듣더라”며 “진지하게 민주시민 교육에 임하는 학생들을 보며,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봤다. 학생들이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에 대해 직접 고민할 줄 아는 올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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