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보세요? 해경이죠? 여기 우리호 선박인데요. 해무로 앞이 안보이는데 큰 배랑 부딪힌 거 같아요.”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상황실 수화기 건너로 급박한 목소리가 전해온다.
“선장님 당황하지 마시고 선박 위치와 현장상황을 말씀해주겠습니까?”
“인천항 여객터미널 부두에서 북서방 1해리 정도 되는 것 같고요. 군함과 충돌한 것 같아요. 승객들도 많아서요. 빨리 좀 와주세요!”
25일 오후 2시 해무와 GPS 혼선으로 어선과 카페리 여객선(무룡1호)이 정박 중인 군함과 충돌했다.
“충돌선박 발생. 모든 국 여기는 상황실. 인천구조대, 인항파출소 S-72, P-12, 121정은 지금 즉시 사고현장 이동 바람.”
인천해경이 상황 전파를 하며 본격적인 선박 사고 대응이 시작됐다.
다행히 실제 상황은 아니다.
인천항 여객터미널 인근 해상에서 선박사고 대응 ‘레디 코리아(READY Korea)’ 훈련이 행정안전부와 해양경찰청, 인천시 등 29개 관계기관 합동으로 29일 오후 실시됐다.
“무룡1호 여기는 1002함입니다. 감도있습니까? 현시각 승선원 안전 상태 및 피해상황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건 해경이다. 해경 1002함의 지휘로 해경과 해군, 민간어선 등이 선내 승객 구조 임무에 뛰어들었다.
상황전파를 받은 인천시 재난안전상황실 또한 관계기관에 사고상황과 긴급출동을 통보하고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로 사고 상황을 전파했다.
가장 중요한 인명 구조는 해경을 중심으로 해군과 소방, 인근 어선 등이 모두 동원해 각자 위치에서 역할을 했다.
무룡1호 갑판에서 붉은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선박 충돌로 발생한 화염이 선박 내 전기차까지 옮겨 붙은 상황이다.
현장에 출동한 각 해상세력이 소화포를 쏘며 화재 진압을 시도하는 동시에 현장 진화가 쉽지 않은 전기차는 해상 견인을 시도했다.
사고 발생 약 25분 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현장에 도착했다. 하얀색 안전모에 노란 재난안전점퍼를 입고 나타난 윤 장관은 현장 상황을 브리핑 받은 뒤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1시간 10분에 걸쳐 이뤄진 이번 훈련은 충돌 군함에서 유출된 유류 제거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최근 5년간 선박 사고 발생 현황을 보면 10월~3월에 47%(7811척)로 집중됐고 같은 기간 사망·실종자 역시 63%(377명)에 달한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