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 대한 인천시의회 행정사무 감사가 원장의 부실 답변과 태도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원장은 장학기금 총액, 도서 지역 정보화 교육예산 집행 등 기본 현황조차 파악지 못한다는 호된 질타를 받았다. 시의원의 질문에 동문서답을 하는 등 감사 진행이 어려워지자 시의회는 “더 이상 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라며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원장과 함께 배석했던 진흥원 직원들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짐작된다.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원장은 1990년대 당시 최기선 인천시장 비선 조직에 몸담았던 인사로 지난해 중도 사퇴한 원장의 후임으로 부임했다. 인천시가 추천자와 전문성 여부 등을 일체 비공개한 일명 '낙하산 인사'였다.
결국 인천의 발전 속도를 가로막는 적은 외부가 아니라, 조직 시스템을 병들게 하는 '낙하산 인사' 문화다. 인천시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에서 반복되는 보은성·정치적 낙하산 인사는 더 이상 관행으로 치부할 수 없는 직접적 지역 위험이다. 공공조직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며, 그 목적은 기능 수행과 성과 창출이지 특정 세력의 점유물이 아니다.
인사원칙이 깨지는 순간, 조직의 전문성과 정책 집행력은 무너진다. 공기업과 산하기관의 자리는 은혜를 갚는 벼슬이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책무다. 특히 전문성과 적합성을 고려치 않은 낙하산 인사는 시스템 붕괴와 불공정한 조직으로 추락하는 '나비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낙하산 인사로 시작된 '나비의 날갯짓'이 결국 공정과 정의, 조직 내부 문화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사 실패의 최종 책임은 임명권자에게 있다. 잘못된 인사는 우연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이며,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 전문성·책임성·성과 검증보다 정치적 친밀성이나 조직의 연계성 등이 우선시 되는 순간, 도시 운영은 정책이 아닌 정무적 거래로 전락한다.
책임 있는 지도자는 임명 결과까지 책임지며, 회피형 지도자는 임명 이후의 실패를 남 탓으로 돌린다. 낙하산 인사는 조직을 무너뜨리지만, 책임 회피형 지도자는 도시의 미래를 망가뜨린다. 무책임한 인사는 인천의 성장을 지연시키는 가장 값비싼 실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