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광교산 일대 상습 출몰
경기도 유기 동물 구조 전국 1위
“유기 및 유실 예방 필요”

▲ 23일 광교산 인근 주택 단지에 출몰한 들개 떼./사진=독자제공
▲ 23일 광교산 인근 주택 단지에 출몰한 들개 떼./사진=독자제공

“아이들도 많이 다니는데 들개들이 자주 출몰해 걱정된다.”

23일 광교산 인근 주택 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박모 씨는 집 앞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대문 바로 앞에 들개 세 마리가 무리를 지어 서성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놀란 박모 씨는 집으로 급하게 집안으로 들어갔다.

박모 씨는 “광교산에서 서식하는 들개들이 자주 내려오는 것 같다. 이 근처에는 아파트도 많고 주택가도 많은데 그 앞까지 출몰한다”고 걱정했다.

또다른 주민 정모 씨는 “작년부터 들개들이 떼를 지어 다니며 주택가 근처에서 짖고 활보해 소음 피해와 함께 주민들 안전이 걱정된다”며 “꾸준히 출몰하고 있다. 얼마든지 사람을 공격할 수 있어 걱정된다”고 불안해 했다.

수원시 영통구 광교산 일대에 들개 떼가 연속으로 출몰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들개는 유해 동물로 지정돼 있지 않아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포획 및 시민 보호가 어려운 상황이다.

들개는 주로 버려진 반려견들이 야산을 중심으로 무리를 이뤄 생활한다. 

지난해 경기지역 소재 동물보호센터들은 약 2만900마리의 유기 동물을 구조했다. 이는 전국 수치인 10만6824마리 중 20%를 차지한다. 구조한 동물 마리 수가 1만마리가 넘는 지자체는 경기도가 유일하다.

경기지역은 마리당 약 60만원, 총 약 17억원의 비용을 들여 유기동물을 구조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16.1% 증가한 수치다. 

지자체에서 유기동물 구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들개는 유기견과 야생동물의 경계에 있다. 이로인해 지자체 관리와 법적 지위가 불분명해 신속한 구조와 포획에 한계가 있다. 

수원지역 외에도 화성시와 용인시, 김포시 등에서도 들개로 인해 인명과 가축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면 포획에 나서지만 현재 들개에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포획틀 뿐”이라며 “무리를 지어 다니기 때문에 포획 작전에 한계가 있다. 인력이나 예산 등에 한계가 있는 부분도 포획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김봉균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는 “현행법상 유해 야생동물은 포획하거나 사살할 수 있는데 들개를 유해동물로 지정하는 건 사회적으로 합의에 이르기 어려운 일”이라며 “유기 및 유실되는 개들이 생겨나지 않게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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