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성남시의원 자녀 집단 학폭 가해 혐의로 법원 소년부로 송치돼
피해자와 합의, 배상 등 법적 마무리 안 된 상황에서 ‘정치 현수막’ 내걸어

▲ 성남시의회 A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성남시 분당구에 내 건 현수막. A 시의원은 자녀 학폭 가해 문제로 지난해 10월 국민의힘으로부터 출당 조치됐다. /사진제공=엄마들 육아 및 교육 정보 공간 네이버 카페 ‘분따’
▲ 성남시의회 A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성남시 분당구에 내 건 현수막. A 시의원은 자녀 학폭 가해 문제로 지난해 10월 국민의힘으로부터 출당 조치됐다. /사진제공=엄마들 육아 및 교육 정보 공간 네이버 카페 ‘분따’

집단 학교 폭력(학폭) 가해 자녀 학부모인 성남시의원이 학폭 발생 동네이자 자신의 지역구에 정치 표현 현수막을 내걸어 지역 주민들의 부정적 여론에 불을 질렀다.

지난해 9월부터 전국적으로 충격에 빠뜨린 성남 분당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집단 학폭이 법적 마무리 등이 되기도 전에 가해 측 지방의원이 이러한 현수막을 게시해 ‘학폭 악몽 트라우마’를 재발현케 한다는 지적이다.

<2025년 2월 10일 온라인 ‘[단독] ‘성남 학폭’ 가해 학생 4명 법원 소년부 송치⋯성남시의원 자녀 포함’>

2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시의원은 ‘검찰 항소포기를 유도한 배후세력 밝혀라!! △△동 토박이 성남시의원 OOO’을 표기한 현수막을 자신의 지역구에 게시했다.

이와 관련해 분당·판교·위례 엄마들의 육아 및 교육 정보 나눔 공간인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분따(BUND2A)’에는 당사자인 시의원을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엄마 시민은 ‘아주 뻔뻔하네요’ 제목 하에 “길 건너다 현수막에 쓰여 있는 이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분 아직도 활동인가요? 배후 세력 밝히기 전에 학폭 세력부터 밝혀야 할 뜻 이렇게 또 작년 ㅅㅎㅊ 학폭은 묻히네요. 늘 그렇듯…”이라는 글을 썼다.

이를 본 엄마들은 댓글에 “얼굴 두꺼운 줄은 진작 알았지만 참…현수막에 자기 이름 내걸고 아주 당당하네요”, “타 지역에 모임 나가서 분당 학폭 얘기 듣고 제가 다 부끄럽더군요. 저분과 리코더 학폭이요”라고 적었다.

▲ ‘학폭OUT 학부모 시민모임’이 지난해 11월 9일 오후 6시부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5번 출구 앞 로데오거리에서 학폭 근절을 촉구하는 ‘제1회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일보 DB
▲ ‘학폭OUT 학부모 시민모임’이 지난해 11월 9일 오후 6시부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5번 출구 앞 로데오거리에서 학폭 근절을 촉구하는 ‘제1회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일보 DB

또한 “지방선거 나오려나 보네요”, “눈을 의심케 하네요ㅜ양심이 있는지ㅜ”, “학폭으로 대학 못 가게 하는 게 낙인이라 하는 분들~ 저게 학폭 가해자 부모의 특징입니다~초등학교부터 생기부(생활기록부) 기록되게 해서 대학, 취업에도 불이익을 줘야 하는데”라고 꼬집었다.

특히 “△△동 토박이란 말 넘 부끄러운데요”, “아직 사퇴 안한건가요”, “부끄러움은 보는 사람의 몫인가 봅니다”라고 따끔한 충고도 했다.

학폭OUT 학부모 시민모임의 복수 관계자는 “ ‘분따’ 카페는 회원이 아니어도 다 볼 수 있다“며 “현수막을 내걸어 잊고 있던 사람들도 정신이 번쩍 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학폭 트라우마 재발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 학생 측 김주현 변호사는 ‘법원 소년부 판사가 가해자 측에 합의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가해자 측 변호사가 합의 보자고 전화했지만, 피해자 측이 가해자 측의 진심 어린 반성 없이 합의는 절대 없다’며 거절했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현재 주동급 가해 학생(촉법소년)들에게 보호처분(1~7호 중) 명령이 내려져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가해 측 시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 나서려고 현수막을 내건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마무리되기 전에 정치성 현수막을 게시할 것이 아니라 자녀가 명령받은 보호처분을 밝히고 진심으로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손해배상하라”고 촉구했다.

/성남=김규식 기자 kg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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