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알마문 감독 “이주노동자와 공동체 이야기가 더 많은 이들에게 닿길 바라

▲ 영화 ‘빨대’ 포스터. /사진제공=섹알마문 감독
▲ 영화 ‘빨대’ 포스터. /사진제공=섹알마문 감독

튀니지 국제인권영화제에서 국내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섹알마문 감독 영화 ‘빨대(Drained by Dreams)’가 최우수 장편영화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튀니지에서 열린 ‘제10회 휴먼 스크린 페스티벌(Human Screen Festival)’에는 전세계 2000여편 출품작 중 32개국 55편이 공식 경쟁 부문에 올랐다. 최우수 장편영화상은 ‘빨대’와 야세민 샴데렐리 감독의 ‘사미아(Samia)’ 등 두 편이 공동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뛰어난 예술적 완성도와 강렬한 서사, 인간의 보편적 가치의 표현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더하기필름과 방글라데시 Joloj Movies가 공동 제작한 영화는 남양주 가구단지를 배경으로 이주노동자들의 고단한 일상과 구조적 착취, 불안정한 체류 현실 등을 담아내며 여러 국제인권영화제로부터 주목받아 왔다.

영화는 내년 1월10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방글라데시 다카국제영화제(DIFF)에서도 국제 장편 경쟁 부문에 선정돼 상영 예정이다.

▲ 최우수 장편영화상을 수상한 섹알마문 감독/사진제공=섹알마문 감독
▲ 최우수 장편영화상을 수상한 섹알마문 감독/사진제공=섹알마문 감독

1998년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온 방글라데시 출신의 섹알마문 감독은 현재 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단편·장편영화를 통해 이주노동자와 이주민의 현실을 꾸준히 기록해왔다. 그는 그동안 ‘파키’, ‘꿈, 떠나다’, ‘빠마’를 포함해 총 11편 작품을 연출했다.

섹알마문 감독은 “우리 영화가 튀니지 관객들과 심사위원들에게 의미있게 전달됐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이주노동자와 다양한 공동체의 이야기가 더 많은 이들에게 닿기를 바랐는데 이번 수상이 큰 격려가 됐다. 앞으로도 더 진실한 이야기, 더 필요한 목소리를 전하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2년부터 매년 튀니지에서 열리는 국제인권영화제 휴먼 스크린 페스티벌은 성평등·인종 정의·LGBTQ 권리·환경 정의 등 인권분야 전반을 다룬 작품들을 선정해 수상하고 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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