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어린이집 3분의 1 “콜록”

'독감 예방 접종합니다.'
'코로나, 독감 유행, 감기 환자는 마스크 착용 부탁드립니다.'
인천 계양구 여러 소아과와 내과 입구에 붙은 안내 문구들이다.
독감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퍼지면서 부모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유치원에 독감이 돌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오늘은 아이를 등원시키지 않고 병원에 데려왔어요.”
18일 오전, 4살 딸 손을 잡고 계양구 한 소아과를 찾은 박소현(34)씨. 독감이 유행해 박씨 둘째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입학설명회도 미뤘다고 한다.
한 소아과 관계자는 “독감 관련 내원 환자는 주로 유치원이나 초·중학교 학생들”이라며 “열이 없고, 일반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어도 검사를 해보면 독감인 경우가 있다”고 했다.
“초3 아들이 감기 증상이 있고 열도 있어서 PCR 검사를 해보려고요.”
40대 전모씨는 혹여 아들이 독감이나 코로나19면 동생한테까지 옮을까 한발 앞서 병원을 찾았다.
인천의 독감 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소아과는 내원 환자의 발길이 이어졌고 어린이집에선 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45주 차(11월2일~11월8일) 인천지역 인플루엔자(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48.9명으로 집계됐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외래환자 1000명 중 독감 증상을 보인 환자 수를 뜻한다.
올해 45주 차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인플루엔자 환자 분율인 8.6명 대비 약 5.6배 급증했다.
최근 독감 환자 발생 추이를 살펴봐도 가파른 증가세다.
최근 4주간 인천지역 인플루엔자 환자 분율은 ▲42주 차 7.5명 ▲43주 차 11.9명 ▲44주 차 24.2명 ▲45주 차 48.9명 등이다. 43주 차부터는 일주일 사이 배 이상 증가했다.
지역 내 어린이집들은 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부평구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전체 원아의 3분의 1 정도가 독감에 걸려 등원하지 않았다”며 “주말 사이 키즈카페 등 외부에서 감염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중구의 한 직장 어린이집 관계자 역시 “혹시 모를 감염을 막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위생을 철저히 해달라고 안내하고, 어린이집 소독도 매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 관계자는 “취약계층의 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관련 종사자에 대한 독감 예방접종 지원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아직 독감 확산이 정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고위험군은 독감 예방접종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전민영·정혜리 기자 jmy@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