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는 연간 수천명의 응급환자가 발생하지만, 반경 30㎞ 이내에 중증환자를 직접 수용할 수 있는 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다. 인천공항 이용객은 연간 7000만명으로, 하루 20만여명이 이용하고 있는데도 응급 체계는 지역 의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구 영종도에 종합병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 차원의 TF 구성을 제안해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3년간 인천공항과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응급환자 이송 건수는 총 6127건에 이른다. 이 중 중중증환자는 949명(15.4%)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에도 응급환자 이송은 1217명이며, 이 중 중증환자는 24.8%인 302명에 달한다. 하지만 인천공항에서 20㎞ 이내인 영종·용유도에는 중환자실·응급수술실·격리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는 상태다.
응급환자는 중구 인하대병원(31㎞), 서구 국제성모병원(31㎞), 길병원(38㎞)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송 거리가 30㎞ 이상이어서 현장 조치와 이송, 최종 치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골든타임'을 놓치기 일쑤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배준영(국힘·중구강화군옹진군) 의원이 국토부·보건복지부·인천시 등 관계 기관들이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하자,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국토부 차원에서 인천공항 인근 종합병원 설립을 위한 TF 구성을 정식으로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TF 구성에 대한 준비 작업과 함께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예산 참여 가능성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마침내 영종도에 종합병원 설립 가능성을 비치자, 지역사회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매년 4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주변에 종합병원을 직접 설치·운영 또는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일도 시급해 보인다. 의료법 특례 신설이나 인천국제공항공사법을 개정했으면 한다는 말이다. 매년 수천명의 응급환자가 공항 밖으로 이송되는 현실에서 공항권 종합병원 설치는 '책임'으로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인천공항은 국가재난·감염병·대테러 대응 등으로 사고 발생 전 대비 체계를 갖춰야 하니, 더욱 그렇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