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사 대화, 교권 '희화화'
노조 “교사 존엄 침해 모욕적 영상”
청측, 오해부를 영상 비공개 처리

▲ ‘하이러닝 AI서논술형평가’ 홍보 영상 캡처./사진제공=전교조 경기지부 
▲ ‘하이러닝 AI서논술형평가’ 홍보 영상 캡처./사진제공=전교조 경기지부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교원단체들로부터 교사 폄훼라는 지적을 받은 '하이러닝 AI서논술형평가' 홍보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사과했다.

17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에 '하이러닝 AI서논술형평가' 홍보 영상을 게시했다.

하이러닝 AI평가는 경기도교육청이 AI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며 홍보한 시스템이다. 영상은 하이러닝 AI평가가 교육 현장에서 쓰이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해당 영상에서 공감과 이해가 결여된 AI의 기계적 대답에 수긍하는 교사의 모습과 교사의 말을 거짓말이라고 왜곡하는 모습이 담겼다는 점이다.

교원단체들은 교사를 기계의 보조자로 묘사하고 학생과 교사의 대화를 희화화한다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전날 “교사의 감정, 고민, 학생과의 진정한 대화를 '빈말'처럼 축소해 표현한 것은 수년간 교실에서 피와 땀으로 학생들과 생활해온 교사들의 경험을 희화화하고 경시한 것”이라며 “교사의 전문성과 인간성을 폄훼하는 명백한 조롱이다”고 밝혔다.

경기교사노동조합은 “홍보 영상은 교사를 거짓말쟁이로 묘사하고 학생-교사 관계를 희화화하며 교사의 인간적 존엄을 침해한 명백한 모욕적 영상”이라며 “특히 평가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을 철저히 무시하고 AI 평가를 교사보다 우위에 둔 채 교사를 유린한 연출은 심각하다”고 진상규명과 공식적 사과를 요구했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역시 “홍보 영상의 일부 표현과 구조가 현장 교원이 느끼기에 불편함과 상실감을 줄 수 있었다는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교육 콘텐츠 제작 및 정책 추진 시 교원 의견 수렴 절차 마련, AI기반 교육정책의 '교사 중심·학생 성장 중심' 가치 확립 등을 통해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은 “영상의 본래 의도는 선생님의 업무 부담을 덜고 교육 현장을 지원하기 위함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으나, 취지와 달리 오해를 불러온 장면이 있어 영상은 곧바로 비공개 처리했다”며 “영상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선생님들께 깊이 사과드리고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향후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고륜형 기자 krh0830@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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