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경기평택캠퍼스 5공장 공사 개시 등 향후 5년간 국내에 총 450조 원을 투자키로 하는 통큰 결정을 내렸다. 투자에 따른 신규 채용만 6만여 명에 이른다. 삼성 이외에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5년간 125조2000억을 국내 자동차·AI·로봇·수소 산업에 투자키로 했다. 실질 신규 고용 효과도 내년에만 1만 명에 달한다.

SK그룹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대한 상당한 규모의 투자 증액을 준비 중이다. 이들 대기업이 경기도에 거점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발전을 견인할 새로운 동력임이 분명하다. 특히 삼성의 평택캠퍼스의 2단지 5라인(5공장) 공사 추진은 기대가 크다. 그동안 공사 정체로 인해 불어닥친 지역경제 불황 극복의 청신호여서 그렇다.

오는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되면 국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며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환영할 만한 일은 고용 한파시대 청년 실업문제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청년 실업문제는 국가적 재앙이라 불릴 정도로 심각하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밝힌, 20~30대 청년 중 구직 활동도 안 하고 '그냥 쉬었다'는 사람이 지난달 62만8000명에 달했다. 통계 작성 이래 10월 기준 역대 최다였다고 하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4년제 대졸자 중 6개월 이상 실업 상태인 2030대 '장기 백수'는 3만5000명으로, 13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그런데다 내수시장은 얼어붙었고 장기적인 불황의 늪도 깊다. 우리경제의 건전성도 나날이 저하되며 국제경쟁력이 위협받을 정도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을 비롯해 국내 대표 기업들이 적극적인 국내 투자 방침을 밝힌 건 고무적이다. 이들은 한미 관세·안보 협상 이후 미국에 약 3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부담을 안고 있는 기업들이다. 그런 만큼 정부와 정치권도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규제 완화, 세제 지원 등 기업들의 투자·고용 의지를 북돋울 정책적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모처럼 내놓은 공격적인 국내 투자 계획도 효과를 고양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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