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오층석탑환수위원회, 일본 오쿠라 재단 방문⋯일본 내 인식 변화도 감지

▲ 이천오층석탑환수위원회가 지난 4일 일본 도쿄 이천오층석탑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이천오층석탑환수위원회
▲ 이천오층석탑환수위원회가 지난 4일 일본 도쿄 이천오층석탑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이천오층석탑환수위원회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불법 반출된 이천오층석탑의 제자리 찾기 노력이 17년째 이어지고 있다.

14일 인천일보 취재에 따르면 이천오층석탑환수위원회는 지난 3∼6일 일본 도쿄 오쿠라 재단을 방문해 환수 의지를 다시금 확인했다. 

방문에는 이상구 위원장을 비롯해 박명서 이천시의회 의장, 임진모 자치행정위원장, 조성원 이천문화원장, 정철화 이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회장,이우정 사무처장 등이 함께해 시민의 염원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

이천오층석탑은 고려 초 조성된 국보급 문화재로, 원래 이천 향교 인근에 자리했다. 

그러나 1915년 조선총독부가 조선물산공진회 전시를 명목으로 경복궁으로 옮긴 뒤, 1918년 일본으로 반출돼 현재는 도쿄 오쿠라 호텔 슈코간 정원에 봉안돼 있다.

최근 오쿠라 창업주 오쿠라 기하치로가 조선총독부에 석탑 반출을 요구한 서신이 발굴되면서 불법 반출의 정황이 명확히 드러나기도 했다.

방문단은 재일동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일본 내 문화재 환수운동의 흐름과 사회 변화를 공유했다. 또 일본 학계 전문가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오쿠라문화재단 내부의 인사 교체 이후 변화된 대응 기조도 파악했다.

▲ 이상구 위원장이 석탑앞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제공=이천오층석탑환수위원회
▲ 이상구 위원장이 석탑앞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제공=이천오층석탑환수위원회

특히 일본 내에서도 이천오층석탑 환수 문제를 인식하고 오쿠라 재단의 해명을 요구하는 등 여론 변화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2008년 출범한 이천오층석탑환수위원회는 그동안 시민 서명운동, 환수 염원탑 조성, 국제 심포지엄 개최, 역사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환수의 당위성을 알리고 있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2023년 ‘환수지지 입장문’에 서명하며 시 차원의 지원을 표명했으며, 이천시의회도 수차례 일본 방문단에 동행해 시민의 뜻을 전하고 있다.

박명서 이천시의회 의장은 “이천오층석탑 환수는 문화재 반환을 넘어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시민과 함께 환수 실현의 날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진모 이천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도 “당장의 성과는 없을지라도 이천오층석탑의 환수를 위한 지속적인 방문과 설득이 꼭 필요하다”며 “지역사회 차원의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상구 이천오층석탑환수위원장은 “환수 노력을 소홀히하면 오쿠라 재단은 환수를 포기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단기간의 성과보다 꾸준한 진심과 교류가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민간·학계·지자체가 함께 힘을 모아 이천오층석탑 환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천=홍성용 기자 syh224@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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