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10㎞ 마라톤 T13 금 도전⋯39회부터 1위
임준범 “성적은 따라오는 것, 함께 어울리고파”

▲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육상트랙 T13 부문에서 4관왕에 도전하는 임준범(안양시청)이 5000m T13에서 한국신기록을 경신하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경기도장애인육상연맹
▲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육상트랙 T13 부문에서 4관왕에 도전하는 임준범(안양시청)이 5000m T13에서 한국신기록을 경신하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경기도장애인육상연맹

시각장애 육상의 영웅 임준범(안양시청)이 5일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10㎞ 마라톤 T13에 출전해 4관왕에 도전한다.

앞서 그는 800m T13, 1500m T13, 5000m T13에서 1위로 통과해 3관왕을 달성했다. 또 5000m에서는 17분12초99로 자신이 세운 한국신기록을 새롭게 수립했다.

남은 경기인 10km 마라톤의 최강자는 임준범이다. 그는 39회 대회부터 1위를 놓치지 않았다. 4관왕이 되면 비공식기록으로 39회 대회부터 41회, 42회, 43회, 44회에 이어 이번까지 연속 4관왕을 달성하는 진기록이 생긴다. 아쉽게도 지난 대회때 4개 메달을 땄지만 5000m 경기가 참가시도가 적어 시범경기로 전환돼 공식기록으로는 3관왕이 돼 연속 달성이 깨졌다.

임준범은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만의 페이스대로 뛰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소에 하는 대로 뛰면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몸 상태도 훈련으로 맞춰놓기 때문에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라면 다 그럴 것 같은데 자신의 기록을 조금이라도 당기고 싶다. 그리고 저보다 잘하는 선수들도 있어 그때 상황에 따라 순위가 어떻게 변할지는 모른다”며 “결국 제 역할에 충실하면 자연스레 결과는 따라온다”고 했다. 

임준범은 시각장애 중에서도 가이드 없이 달리는 육상 T13 등급 선수다. 선천적 시각장애로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어린 시절부터 시련이 남달랐지만 그는 중학교 때 유도 선수로, 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육상 선수로 길을 바꿔 밟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권유로 장애인체육회에서 테스트를 받았고 그때 육상을 권했다고 한다. 처음 접한 트랙에서 재능을 발휘한 뒤 전국체전 신고식을 3관왕, ‘한국신기록’이란 특급 수식어로 장식했다. 시각장애 선수로는 최초로 전국장애인체육대회 MVP에 선정되는 역사를 썼다.

그런 그의 목표는 ‘성적’이 아니었다. 그저 다른 사람과 같이 뛰고 싶고 어울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장에 와서 보면 알겠지만 선수층도 얇고, 보시는 분들도 적다”며 “많은 선수가 참여하면 기록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되고 분위기도 살고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릴 적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 유도를 시작했고 나중에 육상을 만나 너무 감사하다”며 “내가 잘하는 게 없어서 뭘 어떻게 하고 생활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육상을 통해 나도 잘할 수 있는 게 있다는 힘을 얻었다. 그래서 저처럼 장애가 있는 선수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이 밖으로 많이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산=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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