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 지난 18일 명칭 사용 해지 통보 공문 발송
학부모들 19일 학교 방문해 면담
학교 “소통해보자”⋯학부모 “이제와서?”

▲ 엘리트 육성 야구클럽인 ‘수원북중SBC’ 학부모들이 19일 수원북중을 찾아 최근 논란이 된 명칭 사용 해지에 대해 학교측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엘리트 육성 야구클럽인 ‘수원북중SBC’ 학부모들이 19일 수원북중을 찾아 최근 논란이 된 명칭 사용 해지에 대해 학교측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야구 명문 수원북중학교가 엘리트 육성 야구클럽인 ‘수원북중SBC’에 ‘수원북중’ 명칭 사용 해지를 일방적 통보했다가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협의 대상’으로 한발짝 물러났다. 

앞서 수원북중은 지난 18일 공문 ‘수원북중SBC와의 업무협약 중도 해지 및 후원명칭 사용 승인 취소 통보’를 클럽측에 보냈다. <2025년 11월 18일자 인터넷보도>

클럽 학부모들은 공문에 대한 학교의 명확한 입장을 듣고자 19일 오후 학교관계자들을 만났다.

이자리에서 학부모들은 학교측의 행정절차를 문제삼았다. 

학부모 대표 A씨는 “해지 사유로 부적절한 인장 사용이라고 했는데 그동안 같은 인장을 사용했고 최근까지 별말없었다”며 “만일 문제를 발견했다면 서로 대화로 풀면 되는 걸 갑자기 중도해지 공문을 보내며 ‘어떠한 경우라도 협약을 맺지 않겠다’고 해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학부모 B씨는 “협약은 구속력을 가진 행위라서 해지를 하더라도 사전에 서로 조율을 해야 하는데 일방적인 해지는 결국 권력남용”이라며 “학부모 입장에서는 겁박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수원북중 관계자는 “스포츠클럽 법인 명칭만 바꾸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미숙한 소통으로 다소 오해가 있는데 다같이 방안을 논의하자”고 답변했다.

이는 ‘해지 통보’에서 ‘유예’로 선회한 입장이어서 학부모들의 불신은 더 커졌다.

또다른 학부모 C씨는 “왜 이렇게 ‘수원북중’ 명칭 사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모르겠다”며 “규정상 야구는 축구와 달리 학교명칭이 꼭 들어가야 하는데 학교는 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기때문에 우리들이 보기에 야구 클럽을 없애려는 거 아니냐”고 했다. 

학교측과 학부모들은 추후 자리를 마련해 협의를 이어가자는 데는 합의지만 학부모들은 앞으로 경기도교육청 등 상위 기관에 조사를 요청하는 등 해당 문제를 풀어갈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학부모 대표 A씨는 “학교는 소통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하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신뢰하기 어렵다”며 “도교육청 등에 내용을 전달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수원북중은 야구 학생운동부를 운영하다 2022년 12월 학교장, 학부모 등의 동의 아래 SBC 야구클럽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클럽 운동부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수원북중은 클럽 운동부의 팀 공식 명칭을 ‘수원북중SBC’로 승인하면서 다른 명칭 사용을 금지했다. 협약엔 수원북중 야구부 학생선수들이 SBC클럽을 통해 교내에서 지도를 받고, SBC클럽은 학교 측에 운동장 사용료 등을 지불하는 내용이 담겼다. 협약은 2년 주기로 재체결하기로 해 올해 초 재협약을 맺었다.

/글·사진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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