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 48년 만에 국기원 9단 등극
올림픽 선수 배출 마지막 지도자 꿈
시 조례 정비 태권도 지원 기반 필요

▲ 김포시 체육회 태권도시범단 홍용식 감독. 최근 홍 감독은 태권도 시작 48년만에 국기원 최고 승단 9단에 올랐다./사진제공=홍용식
▲ 김포시 체육회 태권도시범단 홍용식 감독. 최근 홍 감독은 태권도 시작 48년만에 국기원 최고 승단 9단에 올랐다./사진제공=홍용식

김포시 체육회 태권도시범단을 이끌고 있는 홍용식 감독이 태권도를 시작한 지 48년 만에 국기원 최고 승단인 9단에 올랐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운동회에서 본 태권도 시범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도복을 입은 선배들의 ‘예의와 절도’에 반해 입문했고, “작은 체구였지만 큰 사람을 제압할 수 있는 무예의 매력이 컸다. 남 앞에서 시범을 보이며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고 기억했다. 

홍 감독은 양곡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충효체육관에서 수련을 시작해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시절 국가대표를 꿈꾸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지만, 3학년 때 무릎 부상으로 선수의 길을 접었다. 

이후 잠시 대기업에 근무했으나 “운동이 체질에 맞다”며 1992년 김포 통진에 체육관을 열었다. 이듬해 통진고등학교 태권도부 코치로 부임해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은 집에서 먹이고 재우며 지도했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는 아이들이 아니었지만 재능이 보이면 포기하지 않고 가르쳤다. 그 제자들은 지도자가 되거나 국가대표로 성장했다”고 한다. 

홍 감독은 일본 대학 지도자와의 인연으로 일본 유학생 2명을 통진고에 받아 훈련시켰고, 이 중 한 제자는 일본 주니어 대표로 성장해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그의 제자 중에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김성호 선수도 있다. 

▲ 김포시장기태권도대회에서 격파시범을 보이고 있는 시범단 선수들/사진제공=태권도 시범단
▲ 김포시장기태권도대회에서 격파시범을 보이고 있는 시범단 선수들/사진제공=태권도 시범단

현재 그는 김포시 태권도시범단을 이끌고 있지만, 시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하영 전 시장 시절 시범단이 창단됐지만 조례 제정이 무산됐다”며 “태권도만 특혜를 받는다는 이유였지만, 시 공식행사에서 태권도 시범은 이미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 제기는 ‘김포시 태권도 시범사업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 부결과 맞닿아 있다. 

해당 조례안은 김포시의 문화·경제·교육적 역량을 강화하고 시범단 운영을 제도화해 지역 정체성과 국가관 확립,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취지로 발의됐지만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현재 시범단은 고촌행정복지센터 임시 공간에서 훈련 중이며, 행사 일정이 겹치면 연습 장소를 옮겨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 감독은 “관내 100여 개의 태권도 도장에 수련생만 1만여 명이 넘는 김포에 시범단 훈련장이 없다”며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김포 엘리트 태권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강화군의 경우 초·중·고, 대학, 실업팀까지 이어지는 체계가 있고 국가대표가 꾸준히 나온다. 김포도 인적 자원이 풍부한데 정책적 뒷받침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홍용식 감독은 “김포 출신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로서 꿈”이라며 “태권도는 예로 시작해 예로 끝나는 운동이다. 인성과 절도를 함께 가르치는 무예라는 점이 태권도의 가장 큰 가치”라고 강조했다.

/김포=박성욱 기자 psu196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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