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고 찾아가 폭파할 것” 예고
119신고센터에 협박성 글 게시
학교 휴업…위험물질 발견 안 돼
경찰, IP 추적 등 신원 파악 나서
8월부터 서구·강화 등서 잇따라
학부모 “불안…학생 안심시켜야”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진 폭발물 테러 협박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 달 앞둔 인천 교육 현장에까지 번지며 혼란이 우려된다.
13일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9분쯤 119 안전신고센터 누리집에 인천 서구 대인고등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에는 “오전 11시에 학교에 찾아가서 칼부림한 다음에 폭발물을 설치해서 폭파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과 경찰이 공동 대응해 현장 수색 등을 벌였고, 학교 측은 학생들을 조기 귀가시키는 한편 이날 하루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다행히 수색 결과 폭발물 등 위험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고, 테러가 예고된 오전 11시를 기점으로도 별다른 특이 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인고 학부모 A씨는 “수능을 한달 앞두고 이런 일이 발생해 불안하다”며 “교육당국과 경찰 등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학생과 학부모들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인천지역 학교를 겨냥한 폭발물 설치 협박은 여러 차례 이어졌다.
지난 8월에는 강화군과 서구 소재 고등학교 2곳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팩스가 전달돼 교직원과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달에도 강화군, 서구 등 다수 학교에 유사한 내용의 일본 변호사 명의의 팩스가 발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3년부터 전국적으로 이와 유사한 일본발 테러 협박 사태가 이어지면서, 서울경찰청이 이들 사건을 병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대인고 사건의 경우, 119 안전신고센터를 통해 이뤄졌다는 데서 앞선 일본발 테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경찰에서는 IP 추적 등을 통해 신고 글을 올린 게시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천 관내 학교에서 유사한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서 (게시)한 건지, 외국에서 한 것인지는 알 수 없고, 추적 중”이라며 “앞선 (일본발 폭발물 협박) 사례와 형태가 다르기는 하지만 정확한 건 수사를 진행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잇단 폭발물 설치 협박과 관련해 인천시교육청은 폭발물 테러 관련 대응 지침을 제작, 매년 학교에 전달해 대응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천 관내 학교 중 (대인고와) 유사한 신고 사례는 없다”며 “폭발물 테러와 관련한 안전 로드맵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매년 관내 초·중·고교, 특수학교 등 모든 기관에 보내고 있다. 지난달 일본발 팩스 사건 이후에는 관련 지침을 따로 만들어 학교에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