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주는 범죄예방 전도사’에서 안전요원으로 변신

▲ 김이문 군포시 군포2동 행정복지센터 안전요원.
▲ 김이문 군포시 군포2동 행정복지센터 안전요원.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고 민원실의 질서 확립을 통해 시민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민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군포시 군포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안전요원으로 근무하는 김이문(67·사진) 씨는 “안전요원은 단순히 출입문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위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임무다”라고 역할론을 강조했다. 민원실 내에서 발생하는 폭언, 협박, 성희롱, 주취소란 등 공무방해 행위에 대해 출입 제한 및 퇴거 조치를 한다.

경찰 재직시절 마술과 레크리에이션을 접목해 재미있는 범죄예방 강의로 인기를 끌었던 ‘웃음 주는 범죄예방 전도사’로, 지역사회에서 칭송받았던 그가 퇴직 후 행정복지센터 안전요원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지난 3월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 배치된 김 씨가 안전요원으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이유는 평소 소망하던 마술 재능기부와 봉사활동의 연장선이기 때문이다. 나눔과 베풂을 통한 이타적인 삶이 가장 큰 행복이란다.

“하루 일과는 청사 내외부를 순찰하며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도움이 필요한 민원인을 안내하는 일부터 시작됩니다. 특히 민원인의 언성이 높아지거나 위협적인 행동이 감지되면 즉시 개입해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습니다. 비상 상황에는 신속한 초동 조치와 경찰 협조 요청을 통해 더 큰 피해를 막는 최일선 방패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는 실제로 “여성 직원이 많은 행정복지센터의 특성상 민원인이 소란을 피울 때 위압감과 공포 등으로 인한 고충은 물론 업무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실상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공무원과 방문 민원인의 안전까지 확보해 양질의 대민 행정 서비스가 제공될 때 자신의 역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라고 고백했다. 홍성기 군포2동장은 “안전요원의 충실한 역할로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민원 응대에도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안전요원 역시 항상 위험에 노출된 만큼, 자신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줄 것”을 당부했다.

▲ 김이문 군포시 군포2동 행정복지센터 안전요원.
▲ 김이문 군포시 군포2동 행정복지센터 안전요원.

김 씨는 지난 89년 경찰에 입직해 주경야독으로 방통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원광대 경찰행정학 석사에 이어 2018년 정년 퇴임 직전 한세대에서 경찰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늦깎이 만학도 출신이다. 경찰 근무 당시 홀몸노인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범죄예방교육과 마술 봉사 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강의는 걸쭉한 입담과 마술까지 곁들여 듣는 이들의 흥미와 관심을 단번에 사로잡기로 유명하다. 퇴직 이후에도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외래교수로 강의하면서도 군포·의왕지역 노인요양원과 노인 주간보호센터 등에서 마술을 접목한 보이스피싱 예방교실을 운영하는 등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그는 경찰관 출신으로서 안전요원 활동에 대한 장점으로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상황 판단 능력과 대민 노하우를 꼽았다. 

“술에 취한 사람, 감정이 격해진 사람,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 등 다양한 상황을 대처한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결국 “경청하고 공감하는 자세는 민원인의 마음을 열게 하고, 이는 곧 물리적 충돌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라고 방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안전요원 배치로 민원 공무원의 만족도가 높고 위법 행위 등 악성민원 발생빈도가 현저히 줄었다는 평가다. 그는 마지막으로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을 대비한 ‘민원실 비상 상황 대비 모의훈련’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안전하고 편리한 민원실 분위기 조성으로 시민이 만족하고 공감하는 민원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군포=글·사진 전남식 기자 nscho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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