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들 모습에 반해 7년 전 선재도로 거처 옮겨
2022년 특허 신청…안정성·내구성 등도 검증
보령의 머드 처럼 서해 문화관광자원화 열망

▲ 김숙미 옹진공예협동조합 이사장./사진제공=본인
▲ 김숙미 옹진공예협동조합 이사장./사진제공=본인

“갯벌의 매력을 도자기에 담아내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숙미(52) 옹진공예협동조합 이사장은 23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다양한 강점이 있는 갯벌 도자기를 문화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은 7년 전 경기도 이천에서 20년 넘게 운영하던 작업실을 접고, 인천 옹진군 선재도로 거처를 옮겨 살고 있다. 그가 이 섬을 택한 건 주변에 작은 섬들이 바다에 알알이 놓여 있는 모습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그는 “이천이 도자기로 유명한 곳이라 거기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기도 했다”며 “선재도에서 살다가 쓰임새가 없는 갯벌을 예술과 접목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들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갯벌로만 도자기 모양을 만들고 불에 구워내면 망가지기 쉽다. 결국, 김 이시장과 안숭환 도예가는 여러 차례 실험한 끝에 '화장토 기법'을 써서 도자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화장토 기법은 도자기 표면에 색을 입히거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흙물을 바르는 방식인데, 흙물을 갯벌로 대체한 것이다.

그는 “갯벌에 있는 유기물들의 함량과 광물, 온도에 따라 도자기에 입힐 때 색감과 질감이 다르게 나타난다”며 “이런 다양성이 갯벌 도자기의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022년 특허청에 '갯벌을 이용한 도자기 제조 방법'이라는 명칭으로 출원을 신청했다. 아울러 한국세라믹기술원에 분석을 의뢰해 갯벌 도자기의 안정성·내구성·기능적 특성을 검증받았다. 김 이사장의 목표는 서해 갯벌로 만든 도자기의 매력을 지역사회에 알리는 것이다. 2년 전에는 선재도 목섬에 있는 풀등에서 '융복합 예술기획'이라는 이름으로 도자기 전시회를 개최하는 한편, 장애인을 대상으로 도자기 만들기 재능 기부 활동을 했다.

그는 “풍부한 매력을 가진 갯벌 도자기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은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며 “보령시가 머드로 화장품이나 건축 내장재, 침대 등으로 활용하는 만큼, 우리 지역사회도 서해 해양자원의 무궁한 가능성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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